신용금고 업계가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서울 동방금고와 인천 대신금고의 불법대출 사건과 관련, 서울의 해동 및 한신금고가 교차대출형식으로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 사장 관계사에 돈을 빌려준 것으로 드러나 신용금고 전체의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예금자들이 돈을 인출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고객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6일 인천 정우금고에 예금인출사태가 나자 이날부터 내년 4월25일까지 6개월간 영업을 정지시켰다.

금감원 비은행검사1국 백재흠 팀장은 "원래 경영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같은 지역에 있는 대신금고의 불법대출사건이 터지자 불안해 하는 고객들이 예금을 찾는 바람에 영업을 정지시켰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한 금고 직원은 "사건이 터진 후 금고가 안전한지 물어오는 전화가 하루에 수십통씩 걸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 관계사에 62억원을 교차대출해준 사실이 알려진 해동금고의 경우 이날 약 1백50억원의 예금이 빠져 나갔다.

해동금고 관계자는 "그같은 인출규모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만일을 위해 대출을 자제키로 했다"고 말했다.

금고업계는 그러나 출자자 불법대출 등 연이은 사고로 예금이탈 현상이 전국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두달여 앞으로 다가온 예금부분보장제 시행까지 겹쳐 고객들의 동요가 커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극도로 위축된 분위기다.

동방금고 사태는 신용금고의 구조조정 작업에도 차질을 줄 것으로 보인다.

부실 금고 증가로 공적자금 투입이 늘어나게 돼 연말까지 끝내기로 한 구조조정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