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생명과학은 동물분야에 비해 더욱 인내가 요구되는 분야입니다. 장기적인 투자와 연구가 뒷받침돼야 하지만 그 결실을 크게 맺는다는 매력도 있습니다"

송필순(65·미국 네브래스카-링컨대 석좌교수) 금호생명환경과학연구소장은 식물생명과학을 한마디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했다.

상품화의 범위가 무궁무진하고 한번의 성공도 곧 ''대박''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금호석유화학(주)이 지난 95년 설립한 금호생명환경과학연구소는 이 황금을 캐기 위해 그동안 식물생명과학 한우물을 파왔다.

특히 지난 97년 초대 송 소장 영입 이후 3년여 만에 국내 최고 수준의 식물전문연구소로 발돋움하고 있다.

철저한 실험실 위주의 연구활동을 강조해온 송 소장은 연구원들의 열성적인 연구를 독려하는 한편 개개인에 대한 지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연구풍토를 가꿔왔다.

이같은 송 소장의 열정과 1백여명 연구원들의 땀이 어우려져 그동안 45편의 국제연구논문을 발표했고 지난해에는 국내식물연구사상 최초로 세계 3대 학술지인 ''네이처''에 최길주 박사팀의 식물광신호전달에 관한 논문이 게재되는 개가를 거두기도 했다.

이 연구소의 기초분야에 대한 탄탄한 연구실적은 실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오병준 박사의 ''탄저병 저항성 고추'' 개발은 새로운 벤처창업의 계기가 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금호 AR''이라는 이름으로 독립할 예정인 오 박사는 현재 연구중인 미생물농약과 유전자형질전환 식물체도 상용화계획을 세우고 있다.

식물의 생장에 관련된 세포분열 조절 유전자인 ''CYCLIN D1''의 발견도 이 연구소의 굵직한 업적 중 하나.

이는 식물의 생장을 맘대로 조절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함께 암조직에 들러붙어 기존 항암제에 비해 10∼20배 탁월한 효능을 내는 항암 천연물질을 식물체로부터 추출,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송 소장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말 연구소내 식물유전자의 기능과 역할을 전문적으로 규명하게될 유전체 기능성 연구팀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