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월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한 하상우(24)씨.

졸업과 함께 원격 인터넷 접속 시스템을 만드는 아름커뮤니케이션즈라는 벤처기업을 설립했다.

친구들이 입사지원서를 들고 대기업이나 벤처기업을 뛰어다닐 때 그는 사업계획서를 만들었다.

"짜여진 틀에 들어가 주어진 일을 하기보다는 내 아이디어로 내 사업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벅차긴 하지만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다는 성취감은 창업자들만이 느낄 수 있는 특권이지요"

숭실대 정보통신전자공학부 4학년 이준호(25)씨.

이씨는 3학년때인 지난해 창업을 결심하고 대학 선.후배 6명과 음성인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벤처4유"라는 회사를 지난해 11월 세웠다.

숭실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이 회사는 올해 중기청 창업아이템지원 프로그램에서 2등을 기록하기도 했다.

"원래부터 취업엔 관심이 없었습니다. 내 일을 해보고 싶었지요"

경기하강으로 올해도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문은 "바늘구멍"이다.

그 좁은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졸업생들의 노력은 눈물겹기까지 하다.

그러나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한 "모험적인" 대학생들도 많다.

벤처 창업 붐은 상아탑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취업원서 대신 머리를 싸매고 사업계획서를 짜는 대학생들의 모습은 벤처붐 이후 또다른 대학 졸업시즌 풍속도로 자리잡고 있다.


<> 취업 대신 창업하는 대학생들 =올해 서울지역에서만 대학재학생이나 예비졸업생들이 창업한 회사들은 20여개에 이른다.

서울대 N4U(대표 김문수), 연세대 스마일키드(대표 김형곤), 고려대 나와넷(대표 박봉래), 광운대 나눔소프트(대표 신웅철) 등이 올해 세워진 대학생 벤처기업들이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 98년 71건이었던 대학 재학생들의 창업 건수는 지난해 98건으로 늘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는게 대학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이처럼 대학생 창업이 늘어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요즘 대학생들의 사고방식이 자유분방해지면서 직장에 얽매이기보다는 자신의 사업을 하고 싶어한다.

또 최근 2~3년사이 터져나온 벤처 대박의 신화가 대학생들의 창업을 부추기기도 했다.

대학생들의 창업열풍은 전국 대학에서 창업동아리가 크게 활성화된 것에서도 실감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7월말 현재 전국 2백11개 학교에서 결성된 창업동아리만 4백18개.

회원수는 1만1천5백44명에 달한다.

이들은 지난 2월 전국대학생창업동아리연합회를 창립하기도 했다.


<> 대학생 창업 성공조건 =중기청으로부터 대학생 벤처창업자금 1호를 받아 지난 98년 웹에이전시 회사인 FID를 설립한 김지훈(29) 사장은 "창업에 실패하면 취직하지라는 생각을 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며 "재학생 벤처기업의 실패율이 높은 것도 그런 이유"라고 말한다.

그는 "일단 직장 경험없이 창업할 경우에는 네트워크가 빈약합니다. 선배기업가들을 찾아가거나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사귀는 것이 필요하지요. 특히 창업할 때부터 법률 세무 회계 등에 대해서는 전문가로부터 철저히 도움을 받아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라고 강조했다.

길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