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그로스 < 국제변호사 Dongross617@cs.com >


콜럼버스는 미국 대륙을,아인슈타인은 상대성 이론을 발견했다.

그리고 나는 한국인들의 특성을 발견했다.

2주전 일요일 오후 동네 뒷산을 오르다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됐다.

10여명 남짓한 아줌마와 할머니들이 산 한쪽에 마련된 미니정원에서 즐거운 표정으로 잡초를 뽑고 화초에 물을 주고 있었다.

그들이 화초에 기울이는 정성스런 손길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쏟는 사랑이 떠올랐다.

그때 마음속에서 조각조각 떠돌아다니던 한국에서의 여러 경험과 단상들이 갑자기 하나로 연결됐다.

나는 한국의 모든 도시인들 마음속에는 ''농심(農心)''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뉴욕 근교에서 살았다.

거기에서는 자연과 접할 기회가 줄어든다는 주민들의 불평이 그치지 않았다.

대부분의 ''시골경험''은 센트럴파크를 거닐거나 캘리포니아에서 운송돼 온 유기농 음식을 먹는 정도였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쉬는 날마다 산에 오른다.

또 매일 채소를 먹고 1년에 몇번은 꼭 고향을 방문한다.

''시골''을 잃지 않기 위한 것이다.

나는 서울의 바쁘고 정신없는 생활을 역사적인 맥락에서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궁금했다.

한국의 전통 동양화에는 어슴프레한 저녁 무렵 노인들이 나무아래 모여 긴 곰방대를 피워 문 한가로운 모습이 그려져 있다.

또 높은 산 아래의 강에서는 평화롭게 배를 젓는 사람의 그림이 떠오른다.

나는 특히 젊은 여인들이 냇가에서 목욕하거나 계곡에서 빨래하는 그림을 좋아한다.

이게 한국의 전통적인 모습이라면,과연 이런 모습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궁금했다.

이제 나는 그 해답을 찾았다.

시골생활의 경험과 가치는 모든 한국인들,특히 바쁜 도시생활을 하는 한국인들의 마음에 고이 간직돼 있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농촌 생활의 향수를 느끼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다.

나의 이 발견이 아인슈타인이나 콜럼버스의 그 발견만큼 위대한 것은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 나의 삶의 터전이 되어버린 신대륙(한국)의 실상을 이해하는 데는 정말 값진 발견이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