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금사 구조조정 방안에는 정부가 기업금융의 한 축인 종합금융사을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살리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기업어음 할인 등 종금사가 맡아온 단기금융 업무가 정상화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은 기업구조조정이 연말까지 마무리될 경우 종금사들도 예전의 기능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종금사가 중장기적으로 단기금융업무만 가지고 살아갈 수는 없어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게 절실하다.

미국식 투자은행을 중장기 생존모델로 삼은 이유다.

이런 차원에서 유동성 지원책과 영업확대 방안, 업종명 변경 등 그동안 업계에서 요구하던 방안들이 대부분 수용됐다.


◆ 유동성 지원이 핵심 =내년 1월로 다가온 예금부분보장제를 앞두고 예금인출사태로 종금권이 무더기 퇴출될 가능성을 감안, 그동안 결정을 미뤄 왔던 ''유동성 지원'' 부문을 확실히 했다.

종금사의 부실채권을 자산관리공사를 통해 시가매입하는 방식이다.

박중진 동양종금 사장은 "정부가 지원의지를 분명히 밝힌 부분은 시장에서 상당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여기에다 장기적으로 업종명을 ''투자은행(Invetstment Bank)''으로 바꿔 주는 문제와 투자은행업무의 일종인 ''자산관리투자자문업(Wrap Account)'' 허용문제도 검토키로 했다.

종금사가 어떻게든 연말까지만 견디면 미국식 투자은행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셈이다.

◆ 부실종금 소액주주들은 구제한다 =한스 한국 중앙종금 등 부실종금 3사 처리과정에서도 소액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을 인정키로 했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3개 종금사 대주주들에게 ''부실금융기관 지정''에 대해 이견이 있는지를 묻는다.

이견이 없을 경우 사별로 이사회를 열어 완전감자를 결정하고 10일동안 공고를 내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여부를 묻는다.

주주들은 이 기간중 주식매수를 요구하면 회사는 2개월내에 감자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게 된다.

배상액은 시가기준으로 계산될 전망이다.

대주주들은 부실경영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지게 된다.

부실종금 3사는 내달안에 영남종금(예보자회사)과 통합돼 12월초 영업을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통합 종금사는 연말 또는 내년 초께 설립될 정부주도 금융지주사의 종금부문 자회사로 편입된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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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설명 ]

<> 투자은행 =미국의 은행은 우리나라의 일반은행에 해당하는 상업은행(Commercial Bank)과 종합증권회사에 해당하는 투자은행(Investment Bank)으로 나뉜다.

상업은행은 예대업무를 하고 투자은행은 유가증권 발행주선및 투자를 주로 담당한다.

JP모건, 모건스탠리 딘위터,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워버그 딜런 리드 등이 전형적인 투자은행이다.

주 업무는 주식.채권 발행시 주간사및 인수.매매업무다.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증권화 관련업무와 프로젝트 파이낸싱 같은 거대자본조달 관련업무, 자산관리투자자문(랩어카운트), 수익증권 판매, 리스금융 등도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