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아시아·유럽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 일행과 접촉하기 위해 ''면담경쟁''을 벌이고 있다.

17일 방한한 주 총리는 5박6일간 한국에 머물며 대외경제무역부장 등 다섯명의 경제장관들이 수행하고 있다.

주 총리 일행이 방한 중 재계와 공식 접촉하는 일정은 1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경제4단체 초청 오찬간담회와 19일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공장 방문 등 두 차례 뿐이다.

기업인 1백50명이 참석하는 오찬간담회는 5백명이 넘는 재계 인사들이 서로 참석하겠다고 신청하는 바람에 행사를 주관한 대한상공회의소가 참석자 선정에 애를 먹었다.

상의 관계자는 "중국관습상 주룽지 총리가 개별 테이블을 돌며 참석자들과 인사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참석신청 경쟁이 치열했다"고 말했다.

간담회를 공동주관한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관계자도 "오찬간담회는 당초 중국 총리 방한일정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서부지역개발,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선정 문제 등 중국과 많은 경제현안을 가진 전경련 회장단이 간담회를 요청하고 중국 총리실이 이를 흔쾌히 수락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김각중 전경련 회장,김재철 한국무역협회장,전준식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 등 경제4단체장을 비롯 손길승 SK회장,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구자홍 LG전자 부회장,박운서 LG상사 부회장,유상부 포항제철 회장,조석래 효성 회장 등 주요 대기업의 오너·전문경영인이 대거 참석한다.

식사시간을 포함해 2시간 동안 진행되는 간담회에서 주 총리는 ''최근 중국경제의 현황''을 주제로 15분간 연설한 뒤 재계 인사들과 15분간 질의·답변 시간을 갖는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