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SK그룹등 신규 참여업체들의 시장 진입이 임박한데다 기존 신용카드사간의 수위 경쟁은 날로 치열해 지고 있다.

시장이 개방될 경우 27개 전업및 겸영 신용카드 사업자들이 지난10여년간 유지해왔던 독과점 체제는 붕괴되고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무한경쟁 체제가 열리게 된다.

시장개방을 앞둔 신용카드 시장의 관전 포인트는 삼성카드와 LG캐피탈 등 2위권 카드사들의 치열한 선두다툼과 "은행계-대기업계열"카드사간의 견제 관계다.

우선 숙명의 라이벌인 삼성카드과 LG캐피탈의 경쟁을 보자.올 상반기 기준으로 LG캐피탈은 신용카드 부문에서 16조3천5백억원의 매출을 올려 삼성카드(14조9천5백억원)를 박빙의 차로 앞질렀다.

작년 하반기만해도 순서는 역전이었다.

그동안 양사는 이처럼 앞서거니와 뒷서거니를 반복해왔다.

그룹간 자존심 경쟁심리까지 가세한 양사 경쟁관계는 올들어 서비스 경쟁과 신규회원 유치경쟁에서 불붙어 시장전체를 "부실양산"의 우려속으로 몰아넣을 만큼 치열했다.

덕분에 양사는 동급인 국민카드(상반기 14조9천4백30억원)을 멀찌감치 따돌릴 수 있었다.

대기업계열(전문계) 카드사들의 상승세로 은행계 카드사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은행계 카드사들은 전통적으로 보수적 영업관행(은행 창구를 통한 신규회원 모집관행 등)으로 일관해 왔다.

그러나 최근엔 한미,하나,평화은행이 대기업 계열사들과 같이 "모집인제도"를 도입하며 대대적인 회원모집에 나서는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김정태 주택은행장은 카드 5백만장 유치를 지시하며 카드 마케팅을 진두지휘하는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한빛은행은 카드업을 강화하기위해 카드사업 본부제를 도입했다.

조흥은행의 위성복 행장도 카드사업 본부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한미은행은 SK와 제휴카드를 발급하면서 금융계에서는 최초로 평생연회비 면제카드를 선보였다.

박세동 여신금융전문업협회 이사는 "은행들의 카드사업 강화는 수익기반 확대라는 의미도 있지만 재벌 카드사들의 확장전략에 따른 대응전략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SK그룹의 신규 진출은 시장의 판도 자체를 뒤바꿀 메가톤급 변수로 예상되고 있다.

SK그룹은 정보통신(SK텔레콤)과 정유부문((주)SK)에 총 1천만명의 자체 "서비스 카드"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011리더스클럽"과 "TTL클럽"회원수가 4백만명,엔크린카드 회원수가 약 5백80만명이다.

이중 중복되는 회원들과 당장 신용카드 회원 유치가 어려운 TTL카드 회원(대부분이 학생들)을 빼더라도 유효 회원수는 대략 6백50만-7백만명이 된다.

단번에 회원수 기준으로 국민과 삼성 LG캐피탈등 2위권과 경쟁할 수 있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신용카드 시장에는 SK그룹이외에도 현대와 롯데,동부,금호그룹등 대기업사들은 물론,산은캐피탈과 새마을금고연합회,신용협동조합중앙회,상호신용금고연합회,홍콩상하이은행(HSBC),도쿄미쓰비스은행등 10개 금융사및 금융협회가 진출을 준비중이어서 이들의 진출 여부에 시장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