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D램반도체 시장의 선두주자인 삼성전자는 지난달 막을 내린 시드니 올림픽을 공식 후원했다.

삼성전자는 모두 2억달러를 투자해 지구촌 60억 인구에 "삼성"이라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굳히는데 성공했다.

삼성이 전 세계에 동시 중계되는 올림픽 경기를 이용한 브랜드마케팅을 통해 거둔 효과는 6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다.

인터넷 검색엔진의 대명사인 "야후".

야후를 세계 최고의 인터넷 회사로 만든 것은 무엇일까.

흔히 마케팅 전문가들은 "부르기 쉽고 잘 외워지며 기분좋을 때 내는 소리를 브랜드로 삼아 가장 먼저 쉽게 시장을 차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21세기는 디지털과 미디어의 시대다.

피터 드러커는 그 특징을 "지식과 정보 경계의 소멸"이라고 말했다.

모든 상품과 기술정보는 인터넷과 미디어의 네트워크를 타고 삽시간에 세계 구석구석으로 퍼져 나가 세계를 하나의 단일 시장으로 만든다.

이같은 글로벌 시장경제에서 성공의 키워드는 "선점(先占)과 차별화"로 요약된다.

시간과 공간의 장벽이 사라진 인터넷 시대에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먼저 차지하는 것만이 성공을 담보한다.

야후의 경우가 그것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는 브랜드로 완성된다.

브랜드는 상품의 특성과 가치, 품질과 성능, 기술력의 이미지, 기업이 고객에 대해 제공할 것을 약속하는 서비스를 모두 포괄하는 세계 공통의 언어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 선점에 성공한 브랜드는 그 자체가 같은 유형.동일한 기능을 갖춘 상품을 대표하게 돼 확실한 시장 우위를 지켜 나가게 돼있다.

성공한 기업중에 이런 사례는 무수히 많다.

세계 처음으로 메인프레임 컴퓨터를 만들어낸 IBM,

최초의 워크스테이션을 개발한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시장 지배력은 아직 절대적이다.

지프(JEEP)는 일반 도로가 아닌 산길에서 달릴 수 있는 최초의 사륜구동형 자동차를 생산, 아예 이 차종의 "보통명사"로 자리잡고 있다.

경영학자들은 21세기에는 공장이나 토지같은 유형의 자산보다 브랜드 이미지 같은 무형자산이 기업가치를 좌우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네트워크가 만들어낸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시장이 과거의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완전히 옮겨지고 있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이런 여건에서 더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직접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것이 소비자들을 "지배"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 된다.

또 이제는 소비자들의 구매패턴도 아예 브랜드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자동차를 사면서 "편리성과 가격"이라는 기능만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벤츠를 살 때는 "위신(PRESTIGE)"을, 볼보에서는 "안전(SAFE)"을, BMW에서는 "멋진 운전(DRIVING)"을 기대한다.

브랜드의 상징성을 통해 구매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요즘 소비자들의 심리다.

네트워크가 지배하는 뉴 밀레니엄 시대 기업경영의 핵심에 브랜드가 자리잡고 있는 이유다.

품질경영 지식경영 IT(정보기술)경영의 시대를 넘어 이제 한국기업의 "브랜드경영"이 무엇보다 중시되고 있다.

제일기획 브랜드컨설팅그룹의 김익태 박사는 "앞으로 최고경영자의 능력은 자기 회사의 브랜드를 얼마나 강력하게 만드느냐로 평가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브랜드는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미리 파는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