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고의 상인 노벨평화상은 다이너마이트 발명가이자 기업가인 알프레드 노벨이 1896년 남긴 유언에 따라 1901년 노벨상이 시상된 이래 올해로 1백회째를 맞았다.

특히 선정절차의 까다로움과 치열한 경쟁으로 ''노벨상의 백미''라고 불리는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대중 대통령에게 축하를 보낸다.

노벨평화상은 영예와 부를 한꺼번에 얻는 것이어서 수상자 개인의 축복이기도 하지만,국가 신인도와 국민의 자부심을 세계 속에 격상시키는 계기가 되기에 우리 모두의 영예가 아닐 수 없다.

노벨평화상은 적십자 창설자인 앙리뒤낭,슈바이처 박사 등 인간의 존엄과 평화를 위해 신명을 다한 사람들이 받아왔다.

올해도 빌 클린턴 미 대통령,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등 1백35명의 개인 및 15개 단체가 후보로 올라 1백50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노벨평화상에 대한 DJ의 도전은 87년 민주화투쟁에 공감하던 외국인들의 추천으로부터 시작돼 수상에 이르기까지 13전14기에 해당된다.

이렇게 오랜 세월 평화상 수상 언저리를 맴도는 사이,격려도 있었지만 오해나 비난도 없지 않았기에 기쁨은 배가되리라 본다.

특히 금년은 남북공동선언 등 대북관련 정책추진 과정에서 너무 많은 것을 양보해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한 포석''이라며 걱정하는 사람도 적지않았다.

이 모두는 옥동자를 낳은 산고의 아픔처럼 오늘의 영광을 잉태하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생각된다.

어쨌거나 노벨상 수상은 국가적 영광임에 틀림없다.

노벨평화상은 활용하기에 따라 국가의 안정과 국익에 많은 도움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가의 신인도가 높아지고 한반도의 평화가 예상되면,외국인들의 장기적 투자심리가 발동될 수 있다.

또 외국 바이어들도 안심하고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져 우리의 시장여건이 좋아질 것이다.

이제 대통령은 평화의 전도사로사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통일사업에 매진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몇가지 주문하고자 한다.

첫째, 이념을 달리하는 국가간 통일은 세계사에 그 유례가 없다.

솔직히 어느 한쪽이 이념과 권력을 놓지 않고,영토적 통일을 할 뾰족한 방법을 찾기 어렵다.

흔히 중국과 홍콩을 일국양제의 예로 드나,홍콩은 중국의 자그마한 도시에 불과해 남북한과 비교할 여지가 없으며 성격상 경제특구라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이것은 남북한 협상에 있어서 양보하는 데 한계를 두어야 하고,인도적인 것과 비인도적인 것을 가시적으로 구분해 인도적인 것은 비등가로, 비인도적인 것은 상호주의를 적용해야 함을 의미한다.

또 통일의 1차 목표를 기능적 통일에 두는 것이 적절함을 의미한다.

둘째, 평화의 개념과 당사자문제에 있어서 남북한은 물론 주변 4강 모두가 각국의 전략적 가치에 입각해 다르게 설정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아무리 어려워도 남북한만의 합의라도 먼저 도출해야 ''한반도문제의 한반도화''가 이루어지고 진정한 평화회담이 주어질 수 있다.

셋째, 북한의 비위를 직접적으로 거슬릴 필요는 없지만 대북지원은 북한의 체제가 세계의 보편적 가치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도록 유도하는 데 바탕을 두어야 한다.

넷째, 평화와 통일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기반 조성과 통일역량을 결집시킬 때 효율적 추진이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다.

이를 위해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채널을 가동해야 한다.

평화나 통일문제에 진보니,보수니 하여 나누어 싸우는 것 이상 어리석은 일은 없다.

분단과정에서 분단을 막을 수 있는 기회가 한두차례 왔음에도 정파간의 권력 헤게모니 싸움으로 기회를 놓치고도 외세책임론으로만 떠넘겨온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

DJ의 민주화운동,인권신장,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한 공로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평화문제에 직면해 있는 한반도에서 국제적 공인을 받는 평화전도사가 나온 것만으로도 평화상 수상은 의미있는 일이어서 다시 한번 경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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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약력=

△고려대 정치학 박사
△한국북방학회 회장
△국가경영전략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