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B,영앤루비컴(Young & Rubicam),오길비앤마더(Ogilvy & Mather),덴쯔,하쿠호도 등 해외 선진 광고 대행사에서는 1990년대 초반부터 브랜드 평가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진행돼 이론적인 측면과 실제적인 측면에서 많은 성과를 이루어냈다.

일본의 1위 광고 대행사인 덴쯔는 지난 94년 "브랜드이쿼티 프로젝트팀"을 발족시켰다.

이를 통해 브랜드 평가,진단 시스템인 "디브리드(D-BREED)"모델을 탄생시킨데 이어 이를 바탕으로 브랜드파워 진단 시스템인 "애드-벤처(Ad-Venture)"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인 "애드-벌룬(Ad-Balloon)" 등을 개발했다.

이를 니싱식품,산토리위스키,삿뽀로맥주,렉서스자동차에 적용했고,세가도시바 다이와학원,안경렌즈 업체인 호야 등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기여했다.

그 대표작으로는 "액정의 샤프"가 꼽힌다.

하쿠호도는 지난 95년 "네오하베스트"라는 브랜드 개발.관리 모델을 발표했다.

이 모델의 등장 배경에는 93년 출범한 일본 프로축구 J리그가 큰 역할을 차지한다.

지난 89년부터 일본축구협회와 공동작업으로 J리그의 치밀한 준비 작업에 들어간 하쿠호도는 네이밍,로고 개발,광고,프로모션 등 전 과정의 설계를 맡았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 철학,브랜드 미션,브랜드 아이덴티티 등에 대한 개념 정리와 함께 통합 매니지먼트의 틀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하쿠호도는 네오하베스트 모델에 이어 98년에는 문제 대응형 브랜드전략 플래닝 시스템인 "하이-빔(HI-BEAM)"으로,2000년에는 브랜드의 처음과 끝을 통합 관리하는 "브랜드 윈(BRAND WIN)"시스템으로 지속 발전시켰다.

이를 적용한 아사히 맥주는 98년 일본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던 기린 맥주를 누르고 업계 정상에 올라서는 성과를 이루어냈다.

지난 85년 기린의 시장점유율이 61.4%,아사히가 19.8%였음을 감안할 때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하쿠호도는 87년 아사히가 수퍼드라이를 내놓을 때부터 한 차원 업그레이된 브랜드 컨설팅 서비스를 개시했다.

로고,라벨,컨셉트를 설계하고 전체 마케팅 전략을 제언했다.

90년대 들어서는 네오하베스트,하이빔 모델 등을 적용시키면서 브랜드 매니지먼트를 실시하기 시작해 아사히 수퍼드라이의 시장 점유율을 91년 29.8%,93년 37.3%,95년 46.5%로 상승시키더니 드디어 98년에 시장을 역전시키는 기적을 연출하였다.

화장품의 "식물물어",가정용 게임기인 "플레이 스테이션,아지노모토식품의 "아지노모토 찬또찬또" 캠페인을 성공시켰다.

이와 함께 일본내에서 화제를 일으켰던 가오 아사히 마쓰시다 토요타의 공동브랜드 "Will"도 하쿠호도의 작품이다.

이밖에 영앤루비컴은 파워 그리드(Power GRID)모델,다이코는 아레나 기어링(ARENA GEARing),오길비앤마더는 브랜드 스튜어드쉽 등의 독자 모델로 광고주에게 브랜드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광고 대행사는 좋은 광고의 제작만을 추구하는가?

그렇다면 30%의 역할만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서서히 컨설팅 기능에 눈을 돌리고 있는 국내 광고 대행사의 분발을 기대한다.

김왕기 <제일제당 카테고리 매니저 부장.한국브랜드 협회 이사 wangki@cj.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