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호 < 세종대 겸임교수(경영학 박사.금강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부국장) >

인터넷 대중화 시대를 맞아 브랜드 위상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인터넷 시대에는 브랜드의 힘이 약해질 것이라는 주장과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브랜드의 힘이 약해진다는 측은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정보검색이 쉬워지기 때문에 이미지에 의한 구매나 상징적인 소비가 줄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구매대행자,상품가격 정보자,경매 사이트 등의 등장으로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고를 필요가 없어지고 전문가가 제시한 제품의 특성에 근거해 소비를 하는 경향이 많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이에 비해 브랜드의 힘이 커질 것이라고 하는 측은 구매 대안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소비자는 브랜드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지난해 말 미국에서 온라인 쇼핑 희망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서도 소비자는 "신용도"나 "인지도"를 온라인 쇼핑몰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패션 쇼핑사이트 선택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도 역시 "브랜드"라고 대답했다.

항공권 등의 역경매 사이트인 "priceline.com"의 고객중에서도 가격을 비교하기 위해 다른 사이트를 방문하는 비율은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브랜드의 힘이 인터넷 시대에도 여전히 존재할까하는 의문 못지 않게 오프라인에서 유명한 브랜드의 파워가 온라인에서도 통할까하는 의문에 대한 답도 두갈래로 나눠진다.

오프라인에서 유명한 브랜드가 온라인에서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은 오프라인 업체들의 "몰이해"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오프라인 기업은 온라인 상의 소비자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오프라인 기업들은 아직도 홈페이지를 자사중심 정보제공의 장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인터넷 시대의 고객은 그런 것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월풀처럼 오프라인에서 유명한 브랜드도 인터넷에서는 "Brandwise.com"으로 브랜드를 바꾼게 이를 입증하는 단적인 예라는 것이다.

반면 오프라인에서 성공한 브랜드는 인터넷에서도 명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하는 주장 역시 만만치 않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출발한 온라인 브랜드가 인터넷에서 오프라인의 유명 브랜드를 앞서고 있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후발주자인 오프라인 기업이 겪는 일시적인 기술 문제와 초창기에 겪는 시행착오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머지않아 오프라인 브랜드가 명성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들은 대표적인 사례로 오프라인 브랜드인 "갭(Gap)"과 "나이키(Nike)"를 들고 있다.

이미지가 추락하는 것을 막고 일관되게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자체 매장을 통해서만 판매하는 갭은 오프라인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96년 12월 처음으로 웹사이트 gap.com을 오픈했다.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한지 불과 2년 만에 온라인 의류부문 브랜드 인지도와 사이트 접속분야의 수위를 차지했고 구매액에서도 99년에 고객의 평균 소비액이 3백75달러로 2위 업체인 에디바우어보다 26%나 많았다.

나이키의 경우도 오프라인 기업이 인터넷에 진출할 때 가장 큰 장애가 되는 기존 유통업체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차별화시켰다.

그 결과 지난해 인터넷부문 매출은 9배,대리점 매출은 10%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결국 고객들은 오프라인에서의 구매경험을 통해 그 브랜드에 익숙해 있는 만큼 오프라인에서의 명성은 인터넷상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제품을 써보지 않고도 온라인을 통해 쉽게 구매하는 경향이 있고 반품의 가능성도 적으며 오프라인의 유통망과 온라인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갭은 웹사이트 홍보를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 광고와 TV 광고를 병행하고 있다.

오프라인 상점의 점원을 통해 고객이 갭의 웹사이트를 방문하도록 홍보하는 등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체를 동시에 활용하는 브랜드 구축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고객은 온라인 상에서 구매를 하고 웹사이트를 통해 오프라인 상점의 위치나 정보를 얻는다.

또 인터넷으로 구매한 제품은 전국 점포망에 어디서도 반품이 가능토록 해 오프라인 상점의 방문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러한 나이키와 갭의 성공사례를 통해 브랜드가 고객의 마음 속에 구체적인 모습으로 자리 잡으려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 수있다.

그러나 한번 자리잡은 브랜드는 유행의 변화나 시대의 흐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엄청난 경쟁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