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의 계절을 맞아 경마열기가 뜨겁다.

가을은 연중 최고의 경마시즌.말이 비육해 지면 경마기록도 단축된다.

말들이 대등한 경주를 자주 펼쳐 보는 재미가 배가되는 것이다.

또 봄과 달리 바람이 적고 경마공원의 잔디는 푸르다.

조랑말타기와 롤러브레이드 등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놀이공간도 마련돼 과천 경마장은 주말 온가족 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다.

가을엔 속담처럼 실제로 말에 살이 오른다.

마사회가 경주마 1천3백여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을엔 다른 절기에 비해 평균 5.3kg 정도 더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야생본능에 기인한다.

먹이가 부족한 겨울철을 대비해 여름에 섭취한 자양분이 살로 나타나는 것.성장호르몬 분비도 더욱 왕성해진다.

말의 체중증가는 경주마 기록향상으로 직결된다.

경주마들이 결승점에 들어오는 시간이 다른 계절에 비해 1~2초 정도 빨라진다.

지난9월 전달에 비해 체중이 가장 많은 15kg 이상 늘어난 경주마들이 15kg 미만 불어난 경주마들보다 성적이 좋았다.

또 지난해 가을(9~11월) 우승마 2백80두중 체중이 불어난 경주마는 1백64두로 전체의 58.6%에 달했다.

말의 건강상태가 더욱 좋아지는데다 체중증가로 질주할때 가속도가 붙기 때문이다.

1등과 꼴찌간 격차는 줄어들고 경주마들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박빙의 승부를 연출한다.

선두를 맞히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 때문에 출주두수가 많을수록 1백배이상 고배당도 많아진다.

지난3년간 가을철에 시행된 8백53개경주를 살펴보면 14두 편성경주중 18개경주(7.0%)에서 고배당이 터졌다.

반면 12두 편성경주에선 4.7%가 고배당이었고 11두경주는 3.5%,10두경주는 3.6%였다.

같은 기간 장거리인 2천m경주에서 1백이상 고배당이 8.9%나 터졌다.

이보다 짧은 1천2백m(5.6%)1천m(4.3%)경주보다 고배당 확률이 훨씬 높았다.

따라서 요즘 경마장에서 장거리에다 출주두수가 많은 경주에서 고배당을 노릴 만하다.

경마를 하지 않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놀거리도 풍부하다.

4만여평의 경마공원 잔디밭에서는 온가족이 자리를 펴고 점심을 들거나 레크리에이션을 즐길 수 있다.

마장에선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조랑말을 태워준다.

마필 조교사가 고삐를 잡고 마장을 도는데다 모래밭바닥이어서 낙마해도 크게 다치지 않는다.

시소와 그네 등 어린이놀이터도 구비돼 있다.

에어쿠션놀이는 어린이들에게 특히 인기.대형튜브속에 공기를 집어 넣어 성과 인형 등 다양한 형태를 빚어 놓으면 그 곳에서 어린이들이 뛰논다.

말과 관련된 문화변천사를 보여주는 마사박물관에도 들러볼만 하다.

선사시대부터 내려온 말안장과 박제 등 유물1천3백여점이 전시중이다.

요즘 신세대에 유행하는 킥보드와 롤러브레이드 등을 위한 포장도로도 갖췄다.

경마장 주변의 서울랜드나 현대미술관 등에서 오전을 보낸 뒤 경마장으로 직행하면 주말 하루가 유쾌하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