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제 < 美 하와이대 사회학 박사 / 교수 >

과거 1세기 반에 걸친 전쟁과 대결로 엄청난 희생과 고통을 겪었던 동북아 지역.

그 전략적 중심에 위치한 한반도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지속된 갈등과 대립은 이지역에서 상호협력과 공존공영을 가로막아 온 최대의 걸림돌이었다.

그러나 지난 6월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에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음으로써 이제 동북아가 상호대립과 갈등을 청산하고 공동번영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동북아 지역은 러시아 중국 몽골의 풍부한 천연자원, 인적자원과 농업자원, 한국과 일본의 자본과 기술 등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북미대륙 자원의 보고인 알래스카와 연결돼 있고 유럽과도 철로로 연결돼 있다.

그래서 세계는 동북아 지역을 성장잠재력이 가장 큰 지역으로 주시해 왔으며, 이지역에서의 경제발전과 협력에 있어 지리적 중심에 위치한 한반도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아왔다.

따라서 남북화해를 토대로 한 동북아지역에서의 경제발전과 협력의 가시화는 곧 한반도가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는 "한반도 경제시대"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한반도 경제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은 남북정상 회담이후 고양되고 있는 남북협력과 화해분위기를 유지발전시켜야 한다.

남북화해가 전제되지 않고는 한반도 경제시대는 상상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북간 화해 협력의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는 경제협력은 국민적 합의를 기초로 차근차근 제도화해 나가는 가운데 추진돼야 한다.

국민적 합의와 제도적 토대가 없는 일시적 개별적 경제협력은 조그마한 외풍에도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사상누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남북화해를 유지발전 시키는 가운데 동북아 경제협력 지원을 위한 국제적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북한을 포함한 동북아 경제협력을 위해서는 교통 및 물류체계 개발,천연가스 및 파이프라인 등 에너지 자원개발, 통신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엄청난 자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동북아 개발은행" 설립 등 금융인프라 구축은 물론이고 지역내 국가간 협력체제가 구축돼야 한다.

특히 북한의 사회간접자본 개발을 위해서는 우리 혼자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국제적인 협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북한의 사회간접자본 개발을 위한 남북경협도 동북아 경제협력의 테두리 안에서 주변국의 사정을 고려하는 가운데 추진돼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아울러 한반도가 동북아 나아가서는 세계경제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주변국의 필요(Needs)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자세와 제도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

지난 세기의 폐쇠적인 사고에서 과감히 벗어나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의 주변국에 대해 보다 열린 마음과 개방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는 한반도는 세계경제에서 중심이 아닌 주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