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들어 소비경기 침체가 뚜렷해지면서 기존의 브랜드 영업을 중단하거나 신규사업을 보류하는 중견 패션의류 업체들이 잇따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성도 시선인터내셔날 다그라피 등 의류 전문업체들은 최근 부실 브랜드 정리에 본격 나서는 한편 신규 브랜드 런칭 계획을 취소하는 등 규모 축소에 들어갔다.

의류업계 관계자들은 "IMF 체제 이후 되살아난 소비심리를 타고 호황을 누리며 사업을 확장하던 작년 이맘 때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라며 "특히 이번 가을 백화점 세일을 고비로 5∼6개 업체가 문을 닫을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성도는 지난 봄 선보인 여성 캐주얼 브랜드 NND의 영업을 7개월만인 이달말로 종료키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매출이 기대보다 올라주지 않는데다 경기가 나빠질 기미가 보여 빨리 정리키로 했다"고 말했다.

또 "연초 설정해 놓았던 NND 브랜드 예산은 톰보이와 빔스아웃피터스 등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다른 브랜드로 돌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봄 런칭 당시 업계의 관심을 모았던 다그라피의 여성복 다(d.a)도 지난달로 영업을 마감했다.

"자금부족과 영업조직 문제로 브랜드 철수를 결정했다"는 게 회사측 말이다.

관계자들은 "업계에서 비교적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업체가 의욕적으로 선보였던 브랜드의 경우여서 업계에 이같은 영업중단이 위기감을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내년 봄으로 예정돼 있던 신규브랜드 런칭계획도 잇따라 무산되고 있다.

시선인터내셔날은 2001년 춘하시즌 미아 플렉스(miia flex)라는 새 브랜드를 내놓기로 하고 지난 4월부터 별도의 팀을 운영해 왔으나 최근 이를 중단키로 했다.

시선은 앞으로 6개월간 시장 동향을 살핀 뒤 런칭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수인터내셔날도 신규 브랜드 사업을 전면 연기했다.

이 회사는 현재 상표등록과 BI(브랜드 이미지통합)작업까지 완료한 상태지만 경기가 불투명해지면서 상품 출시를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