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는 21세기를 주도할 3대 핵심 전략사업의 하나다.

흔히 반도체는 "인간의 두뇌" 디스플레이는 "인간의 눈" 전지는 "인간의 심장"으로 비유된다.

인류 최초의 전지는 2천년전 페르시아 시대 유적지에서 발굴된 일명 "바그다드 전지"이다.

이 전지는 항아리 모양이며 직렬로 연결해 장식품 등에 금.은 도금을 입히는 데 쓰였던 것으로 보인다.

기록상 세계 최초의 전지는 알렉산더 볼타가 1800년에 발명한 "볼타 전지"로 구리와 아연을 전극으로 사용해 두 금속 사이에 일어나는 전위차 원리를 이용했다.

볼타 전지의 출현으로 인류는 자유롭게 전기를 저장하고 꺼내 쓸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전자기학과 전기화학의 기초 이론이 확립돼 현대적인 전기전자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전지는 화학 물질이 갖고 있는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화시키는 장치로 양극 음극 전해질의 3가지 요소 구성된다.

이 구성요소의 발달이 곧 전지의 발달로 이어졌다.

1859년 자동차의 시동용으로 사용되는 연축전지,1865년 소위 건전지라고 불리는 망간전지,1899년 소형 2차 전지의 효시인 니카드전지,1950년대 알카리-망간 전지가 차례로 발명됐다.

현재 전세계 전지시장 규모는 연간 약 40조원 정도이다.

이 가운데 망간전지와 알카리망간전지를 중심으로한 1차 전지가 약 10조원,자동차용 연축전지를 중심으로한 대형 2차 전지가 약 14조원,휴대기기의 전원으로 사용되는 소형 2차 전지가 약 6조원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소형 2차 전지의 경우 90년대 초 니켈수소 전지와 리튬이온 전지의 출현에 힘입어 연간 약 10%의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일본은 1900년대 초부터 꾸준하게 전지 산업에 투자해 기초 기술을 연구해 왔고 특유의 생산 기술을 접목해 소형 2차 전지 시장의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과거 한국은 전지산업을 중소기업 고유업종으로 규정하고 1차 전지와 연축전지를 생산하는 몇몇 기업들이 전지산업을 이끌었다.

90년대 들어 대기업들이 2차전지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기술부족으로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한국의 2차전지 산업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재현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및 차차세대 소형 전지 기술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해야 하며 장기적으로 전력 저장용과 전기 자동차용 대형 차세대 2차 전지와 연료전지에 대한 체계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본의 뉴선샤인 프로젝트와 같은 정부 주도의 체계적인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일본은 1992년부터 10년 계획으로 통산성 산하 신에너지.산업기술 총합 개발기구(NEDO)에서 리튬전지 전력저장기술연구조합(LIBES)에 위탁해 대형 리튬 2차 전지를 국가적인 과제로 개발하고 있다.

미국도 NASA를 중심으로 우주선과 군사용 리튬 2차전지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대형 리튬 2차전지는 2005년까지는 큰 시장이 열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지금부터라도 계획을 잘 세워 준비한다면 충분히 세계시장에서 경쟁을 벌일 수 있다.

삼성SDI 모바일 에너지 연구소 백민선 박사 mesepaik@sams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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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약력=<>서울대 대학원 금속공학과 박사(전기야금 전공) <>1990년 삼성SDI 종합연구소 입사 <>90~96년 니켈수소 전지 연구개발 <>97년부터 현재까지 리튬이온 전지 연구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