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홍상화

진성호는 이미지의 핸드폰으로 전화하려고 핸드폰을 꺼냈다.

그러나 연락을 원하지 않는 그녀가 핸드폰을 켜놓았을 리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 꺼내놓은 핸드폰을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갑자기 그때 핸드폰 벨이 울렸다.

황무석의 전화였다.

"천 형사,천익수 형사에 대해 정보를 얻었습니다"

"무슨 정보요?"

진성호가 다급하게 물었다.

"천익수 형사는 자살한 정동현과 처남 매부지간입니다.

천익수의 여동생이 지금 미국에 있는 정동현의 마누라입니다"

그제서야 진성호는 천 형사가 자신에게 반감을 가진 이유가 이해되었다.

"그리고 또 다른 정보가 있습니다"

황무석이 얘기를 계속했다.

"정동현을 폭행한 두 괴한이 이틀 전 체포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요?"

진성호가 가빠진 숨소리 속에 말했다.

"아직 그 배후는 캐지 못하고 있으나 조만간 불고 말 거라고 수사진에서 자신하고 있답니다"

"어떻게 체포되었대요"

"잠깐만 계십시오.수첩에 정보를 적어놨는데…"

황무석이 수첩을 꺼내는 듯했다.

"예…괴한이 언론사에 보낸 편지 내용 중 ''고릴라''와 ''침팬지''라는 두 괴한이 있었대요.

그런데 침팬지라는 괴한이 친구들한테 자신이 주간지에 난 침팬지라고 자랑삼아 떠벌리고 다녔다는군요…"

진성호는 그 상황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자신도 주간지에서 그 편지 내용을 읽었지만 시간문제이지 그들이 언젠가는 체포될 것이라는 예감을 가졌었다.

그들은 자신의 범법행위를 의협심으로 정당화하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어 그들의 죄상은 언젠가는 반드시 드러나게 되어 있을지도 몰랐다.

일말의 양심이 밑바닥이 된 그 속성이 그들을 사회의 하류층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이유일지도 몰랐다.

비록 그들이 체포되었다 하더라도 목소리 외에는 자신을 그들에게 노출시키지 않았으므로 자신이 그들을 사주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제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버릴 순 없었다.

"빈소는 삼성의료원에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황무석이 말했다.

"왜요?"

"세브란스병원 영안실은 오늘 자리가 없고 처가댁과 의논하여 그리로 하기로 했습니다"

"잘했어요"

"저…회장님께서는 빈소에 언제 오시겠습니까?"

황무석이 말했다.

"빈소는 언제 준비가 될 것 같아요?"

"오후 5시경부터 준비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재 비서실에서 중요한 곳에 부고를 알려주려고 합니다"

"그때까지 갈게요.

비서실에 지시해 아주 가까운 사람만 연락하라고 하십시오.개인적으로 가깝든지,사업상 가까운 사이든지…그리고 물론 조위금은 받지 않도록 하세요.

조화도 사양하고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