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웹캐스트(인터넷 생방송)를 앞세운 속옷회사들의 온라인 공략이 거세지고 있다.

얼마전 쌍방울과 야후가 공동으로 "인터넷 언더웨어 패션쇼"를 진행한데 이어 좋은사람들 또한 자체 운영하는 인터넷방송국 프랑켄슈타인(www.Frankenstein.co.kr)을 통해 패션쇼 웹캐스트를 방영하고 있다.

수입속옷 전문업체인 YK인터내셔널도 이달내 아이인너웨어닷컴(www.iinnerwear.com)을 오픈하고 해외 란제리 패션쇼를 매달 동영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속옷회사들은 패션쇼 중계를 통해 시선을 모은 다음 고객의 관심을 인터넷 구매로 연결시킨다는 전략이다.

관계자들은 "국내의 온라인 속옷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미국 등 해외의 사례를 볼때 성공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패션전문쇼핑몰을 표방한 부닷컴(www.boo.com)이 연초 도산한 것에 비해 속옷전문쇼핑몰인 빅토리아시크릿닷컴(www.VictoriasSecret.com)은 놀라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 국내 속옷패션쇼 웹캐스트 상황

지난 8월말 서울 메리어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쌍방울행사는 개최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보기드문 속옷패션쇼에다 국내 최초로 인터넷을 통해 보여준다는 점이 네티즌의 호기심을 유발했다.

인터넷방송 사전등록자가 10만명을 넘어섰고 패션쇼 행사장에는 1천여명의 관람객이 몰려 들었다.

30명의 슈퍼모델이 트라이스포츠 이클림 리 등 쌍방울 브랜드의 가을 상품을 입고 무대에 등장한 이날 행사는 쌍방울 홈페이지(www.sbw.co.kr)와 야후코리아 사이트를 통해 생중계됐다.

쌍방울측은 동화상 제공뿐만 아니라 쇼 전체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제품소개, 그리고 디자이너와의 직접채팅을 시도하는 등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마련해 방문객의 관심을 끌었다.

이 회사는 쇼 웹캐스트 이후 하루 평균 4천명이 회원으로 등록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으며 본격적인 전자상거래를 위해 지난달 15일 쇼핑몰 전문사이트(www. Shop.sbw.co.kr)를 열었다.

좋은사람들은 9일부터 인터넷방송국 프랑켄슈타인과 자사 홈페이지(www.J.co.kr)에서 브랜드 제임스딘과 보디가드의 패션쇼 동영상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패션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진귀한 속옷 역사를 보여주는 등 흥미로운 요소가 많다는게 이 회사 천종호 부장(마케팅팀)의 말이다.

그는 또 "패션쇼 웹캐스트를 시작하기 전에는 방문객수가 하루 평균 7백명 정도였으나 쇼중계이후 최소 3배이상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수입속옷 전문업체인 YK인터내셔널 또한 아이인너웨어닷컴(www.iinnerwear.com)의 문을 열고 본격적인 속옷 인터넷사업에 진출한다.

아이인너웨어닷컴은 imbc와 제휴해 프랑스 리옹 등 해외속옷 패션쇼를 매달 동영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인터넷 속옷패션쇼를 통해 한 손엔 온라인,다른 한 손엔 오프라인을 갖고 가는 업체들이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일단 속옷이라는 품목 자체가 호기심을 유발하기에 충분한데다 무대에 오른 제품을 바로 구매로 연결하는 웹캐스트 판매시스템이야 말로 최상의 온라인 비즈니스모델이라고 입을 모았다.

<> 미국 빅토리아시크리트의 성공사례

이처럼 국내에 인터넷 속옷 패션쇼가 확산된 배경에는 미국 의류회사 리미티드사의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리트의 성공이 있다.

이 회사는 지난 98년 12월 VictoriasSecret.com을 오픈한 이후 작년 2월과 올해 5월 두차례에 걸쳐 속옷쇼를 방영,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첫번째 방송을 시작하기전 리미티드사 테크놀로지팀이 예상한 방문객수는 20만명.

그러나 슈퍼볼 기간 도중에 나간 TV광고를 보고 이 사이트를 찾은 이는 1백50만명에 달했다.

결국 서버가 마비되고 시청희망자중 2%만이 이를 생중계로 볼 수 있었다.

두번째 행사는 대형 테크놀러지회사와 협력, 기술적 지원체제를 대폭 강화했다.

방문자 흐름을 관리하기 위해 전문기업 래드웨어(Radware)사를 고용했고 야후와 AOL(America Online Inc.)이 인터넷 방송을, 마이크로 소프트사와 IBM사가 최신 전자상거래 기술을 제공했다.

방문자수가 폭주할 경우를 대비해 이라운지(e- ounge)를 개설했다.

패션쇼 무대뒤 장면과 수퍼모델들의 인터뷰를 모아 모든 방문자를 흡수하는데 완벽을 기했다.

슈퍼모델이 입고 나온 상품들은 중계도중 온라인 판매가 동시에 진행됐다.

이날 웹캐스트를 라이브로 시청한 사람수는 총 2백만명이었다.

일부에서는 전세계 인구의 40%가 이번 행사를 보거나 듣거나 읽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웹캐스트는 행사로만 끝나지 않았다.

온라인 매출이 작년과 비교해 8배이상 늘어났고 미국 외에는 오프라인 매장이 전무함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1백60여개국에서 인터넷 오더가 쏟아지고 있다.

리미티드사는 올해 인터넷을 통한 매출이 2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