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난지도에 건설하기로 한 퍼블릭 골프장이 환경단체의 공격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의 환경단체는 금년 봄 동강댐 건설계획을 무산시키는 힘을 과시한 바 있다.

환경과 개발의 상충문제는 시끄러울 뿐 아니라 정답을 구할 수 없는 난제다.

사회주의 국가들은 이러한 문제에서 논란을 허용하지 않고 과감한 결정을 한다.

구(舊)소련은 깨끗하기 이를 바 없는 바이칼호반에 펄프공장을 마구 지은 바 있다.

중국은 삼협댐 건설로 많은 문화유산을 잃게 되겠는데 이로 인해 지구인들은 촉(蜀)으로 가는 잔도(棧道)유적을 앞으로 못보게 될 것이다.

좀 다른 이유지만 북한은 백두산 금강산의 절경 바위에다 천년 만년 가도 없어지지 않도록 저희 지도자 이름을 붉게 각인했다.

그러므로 정부의 독단을 제어하는 시민단체 활동이 증대함은 민주사회가 촉진되는 길로서 반길 일이다.

오늘날 정부 정책에 신뢰를 보내지 못하는 우리는 이들이 제3부문으로서 소금과 같이 국토와 사회의 부패방지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

또한 그 역할이 중요한 만큼 이들의 활동이 스스로의 시각에 도취돼 편협해지고 완고해지는 것을 경계한다.

환경문제를 다루는 단체는,환경이 아닌 다른 사회적 문제에 가치판단을 내리고 개입하는 일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골프는 ''부유한 사람들이 즐기는 소일거리''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골프 한 라운드 즐기는데는 일반 노동자 2,3일의 돈벌이가 먹힌다.

클럽하우스는 하렘의 궁전처럼 치장되고,비싼 접대가 이루어지며,정부는 턱없이 세금을 올려 이용료를 더욱 높인다.

그런 골프이므로 지나친 과소비이며,쓸데없는 유한계급의 전용물로 지탄받아도 할 말이 없다.

이런 것이 어떻게 자연학습장 같은 유익한 용도에 자원을 양보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현실의 또 다른 측면을 보자.

언제 그랬는지 모르게 이 사회에 웬만한 중산층은 골프를 치지 않으면 왕따를 당하는 상황이다.

동창회에 가도,직장에 가도, 주부들 계모임에 가도 골프가 화제가 되고 골프모임이 주동이 된다.

무리를 해서라도 이 시류를 타지 않으면 외톨이가 되고 사업을 할 수 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

시민단체가 원하든,원하지 않든 이것은 돌이킬 수 없는 사실이다.

소득이 증대하면 ''사치품''이 ''필수품''으로 전환된다.

제3공화국 시절 컬러TV는 국민 위화감을 조성하는 몹쓸 물건으로 매도됐다.

세상은 변했는데 우리 사회에서 골프에 대한 관념은 이를 따르지 못하는 것 같다.

만약 현 시점에서 1등급 논 30만평은 쌀 8천가마 12억원을 추수하고,골프장 30만평은 6만 입장객들에게 80억원을 쓰게 한다면,골프장은 단위토지당 부가가치 생산성에 있어서 논의 6배 이상 되는 것이다.

쌀 생산과 골프놀이간에 무엇이 도덕적으로 우월한가 하는 가치논쟁은 누구에게나 자유다.

그렇지만 지금 사람들은 국내가 아니면 해외에서 구하더라도 골프를 더 소비하겠다고 나선다.

이것이 시장을 지배하는 엄연한 사실인 것이다.

생활수준이 높아지면 도시는 이에 적응해야 한다.

1만달러 소득시대의 도시는 그에 걸맞은 여가시설을 제공하는 것이 시민에 대한 봉사이고 국제도시로 발전하는 길이다.

그런 게 없으면 도시와 시민은 촌스러워지고 상담이나 국제회의 하자고 외국인사를 유치하기 어렵다.

오히려 골프장이 늘어나도 모자랄 판국에,서울시는 그나마 있던 몇 개 골프장을 쉬지 않고 없애버렸다.

중곡동과 관악산의 골프장은 어린이대공원과 서울대 캠퍼스로 바꾸고,용산에 있던 미8군 소유 골프장과 과천의 간이골프장도 없앴다.

골프장만 축내기를 주장하는 정책운영자와 시민운동가들의 완고성은 이제 용납돼서는 안된다.

아마도 10년 내에는 모든 시민이 골프를 치겠다고 나설 날이 올 것이라고 필자는 예상한다.

소득도 늘겠지만,남이 하는 것은 밥을 굶고라도 따라하지 못하면 스트레스에 걸리는 대한의 국민적 속성이 이것을 강요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서울시가 멀쩡한 시설을 뒤엎어 골프장을 만들겠다고 법석을 떨지 않으리라고 어떻게 보장할 수 있겠는가.

kimyb@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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