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대우자동차 및 그 계열회사를 일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한다.

협상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더 두고봐야할 일이지만 반가운 뉴스임에 분명하다.

대우자동차와 그 계열회사는 어떻게 따지더라도 일괄해서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GM이 인수의사를 전해오기 전에 채권단이 분할매각방침을 밝혔던 것은 달리 방법도 없기 때문에 나온 궁리였겠지만,어쨌든 옳다고 보기는 어려운 결정이었다.

대우자동차의 값어치는 한때 30% 가까웠던 시장점유율이 큰 몫을 차지한다.

바꿔 말하면 대우차를 인수할 경우 한국시장에서 그 정도의 점유율을 가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가 된다.

분리매각은 한마디로 ''30%에 대한 기대''를 조각내는 것이고 대우차에 대한 평가를 절하시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가.

매각실패에 따른 문책논란이 거셌던 만큼 채권은행단으로서는 빨리 팔기 위해 이런저런 방법을 강구하는 등 ''노력''을 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줄 필요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이유로 분리매각을 결정했다면 그것은 또하나의 도덕적 해이라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일괄매각의 원칙을 유지하되 전담은행 책임아래 분리매각을 추진해나간다"는 결정은 겉으로는 그럴싸하지만 결과적으로 매각주체와 책임소재만 불분명하게 만들 공산이 크다.

구조조정추진협의회 의장을 없애기로 했기 때문에 앞으로 일괄매각은 그 교섭창구 자체가 불분명하고 그래서 더욱 어려울 것 또한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지금까지 그 자리를 맡아온 오호근씨가 매각실패에 어느정도 책임이 있는지 우리는 명확히 알지 못하지만, 최선이 일괄매각이라고 본다면 ''의장''자리를 없앤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제 대우자동차문제는 분명히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분할해서 매각하지 않아도 된 것은 잘된 일이다.

그러나 결과를 낙관할 단계는 결코 아니다.

GM이 또 포드의 전철을 밟으리라고 보지는 않지만 가격문제 등 어려운 대목은 한둘이 아닐 것이다.

포드가 제시했던 가격(70억달러)과 큰 격차가 날 경우 빚어질 수 있는 대내적인 ''논란''도 장애요인이 될게 분명하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교섭능력도 중요하지만, 그 일을 맡은 사람에게 충분한 재량권을 부여하는 등 힘을 실어주는 것이 긴요하다는 점 또한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