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경제가 올 4.4분기에 고유가의 파급영향 때문에 침체를 면하기 어려울 것같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고유가로 인해 내수와 수출이 함께 위축되는 동시에 물가상승 압력이 가시화될 경우 기업자금사정이 어려워질 것은 뻔한 일이다.

특히 2차 기업·금융구조조정의 여파로 신용경색이 심화될 경우 자금시장 대란과 같은 최악의 사태를 겪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4.4분기 경기전망이 3.4분기 실적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연한 얘기지만 에너지 저소비형산업인 반도체 전자 정보통신 등에 비해 에너지 다소비형산업인 섬유 화학 철강 정유 등이 상대적으로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부분 내년도 신규투자 규모를 동결하거나 올해보다 축소할 계획이라는데,이렇게 되면 경기상승세 둔화는 물론 업종별 경기양극화 현상도 심화될 수밖에 없다.

특히 채산성 악화와 원자재값 상승으로 자금수요는 늘어나는데 비해 증시침체와 은행들의 대출기피, 그리고 4.4분기중 17조6천억원에 달하는 회사채 만기도래까지 겹친 점이 가장 걱정되는 대목이다.

정책당국은 다음달 초까지 10조원 규모의 채권형펀드를 추가 조성해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를 소화하는 한편 2단계 구조조정을 서둘러 마무리하면 큰 문제는 없다고 애써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거액의 시중자금이 단기 부동화하는 등 자금시장의 불안심리는 여전한 형편이며 외국인 투자자들도 구조조정의 성공가능성에 회의적이기는 마찬가지다.

우선 시급한 일은 시장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그러자면 정부가 2단계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끝내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현실적으로 실현가능한 구조조정 범위와 추진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금리인상 등 자금수급에 충격을 주는 조치는 없어야 하며 일시적인 자금부족으로 흑자도산하는 일이 없도록 대책을 세워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