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팀 수장과 경제학계의 간판 교수가 상대방을 서로 비판, 화제가 되고 있다.

IMF 총회에 참석했던 진념 재정경제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재경부 출입기자들과 만나 "정운찬 서울대교수(경제학)가 칼럼을 통해 나를 비난했다"며 "정정당당하게 행동해 줄 것"을 요구했다.

진 장관이 문제 삼은 정 교수의 칼럼은 모 일간지 25일자에 실린 ''구조조정만이 주가를 살린다''는 제목의 시론.

정 교수는 이 시론에서 "현 경제팀에는 김영삼 정부의 IMF 경제위기에 직.간접적으로 책임있는 사람들이 있다"며 "과거 개발독재 시대에 기획사이드에서 일하던 사람 중심으로 구성돼 섬세한 문제풀이에 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30년 이상 정부에만 몸담아온 공무원 출신 장관들이 고강도 구조조정을 실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대통령은 초심으로 돌아가 경제팀 교체를 포함,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 면모일신으로 시장에 구조조정의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장관은 이에 대해 "30년 이상 정부에 몸담아온 사람이라면 해당자는 나밖에 없다"며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정 교수에게 은행 경영평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직접 부탁했는데 거절했다"며 "비난만 하지 말고 정정당당히 행동으로 보여주라"고 비판했다.

이에대해 재경부 관계자는 "정 교수가 입각이나 중책을 맡아 달라는 정부 요구를 외면하면서 줄곧 신문지상을 통해 경제팀을 비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게 진 장관의 심정이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런던=강현철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