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결혼시즌이다.

혼수시장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혼수업계는 당초 올해 약 50만쌍이 결혼할 것으로 예상, 지난 봄 대대적인 혼수마케팅을 펼쳤으나 기대만큼 "특수"가 터져 주지 않았다.

결혼 적령기인 25~27세 여성들의 4,5월 결혼운세가 좋지 않다는 속설이 퍼져 가을로 식을 연기한 커플이 많았다는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반면 10월1일과 11월5일 등 가을에는 길일로 알려진 날들이 줄을 잇고 있어 연내 적어도 35만쌍이 결혼식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많은 결혼식장의 예식스케쥴은 이미 11월까지 꽉 잡혀 있고 길일에 떠나는 신혼여행 항공권이 바닥났으며 가전과 가구, 예물, 패션업체 등도 모처럼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조사한 연간 국내 결혼시장 규모는 약 26조원(평균 40만쌍 기준, 주택자금 포함).

35만쌍 정도가 웨딩마치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의 결혼시장 규모는 약 22조8천억원으로 추정된다.

특히 최근 결혼정보 서비스산업과 인터넷 웨딩시장까지 가세, 웨딩비즈니스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다.

<> 혼수가전시장

전자업계에서는 9월부터 내년 3월까지 혼수가전 시장규모가 9천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신종 디지털 제품과 대형화된 전통 품목들, 틈새시장을 노린 상품들이 예비 부부들의 주머니를 열게 만드는 주역이 될 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지난해 말부터 디지털 제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 플레이어, 디지털 캠코더 등이 필수 혼수품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우전자가 최근 조사한 신세대 고객의 구매패턴을 살펴보면 TV 냉장고 세탁기에서도 디지털 제품을 찾는 고객이 많아지고 있다.

반면 TV와 냉장고 등 전통 품목들은 대형화.고급화되는 추세다.

냉장고는 5백80l 이상의 초대형을, TV는 29인치 이상의 대형화면이 인기를 끌고 있다.

김치냉장고와 가스오븐레인지 등 신세대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틈새 제품들이 일급 혼수품에 오른 것도 눈여겨볼만한 변화다.

김치냉장고의 경우 혼수 고객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50만대에서 올해는 1백만대로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 가구시장

가을 신혼가구 시장은 약 1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중 장롱시장이 3천억원, 침대시장이 2천억원일 것으로 관계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가구는 전통적인 혼수품목중 하나이지만 최근 신세대 신혼부부의 구매양상은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

단품위주의 구매와 홈오피스용 가구 구입이 늘어난 것이 그 예다.

또 침대 구매를 중시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유행컬러는 자연스러운 체리색과 단풍나무 색깔.

클래식 스타일보다는 현대적이고 단순한 디자인이 각광받고 있다.

<> 예물보석시장

성스런 결혼식의 상징이자 꽃인 예물.

허니문 시즌을 맞아 예물시장도 활짝 폈다.

올해 관계자들이 예상하는 다이아몬드 시장 규모는 작년보다 다소 늘어난 7천8백억원 안팎.

신부들은 다른 유색보석을 여러개 사는 것보다 실용적인 다이아몬드 반지 하나를 구입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신부용은 3~5부(0.3~0.5캐럿), 신랑용은 2~3부 정도가 인기다.

3부 반지 가격은 70만원 정도.

3백만원의 예산으로 반지 3부에 귀고리 2부, 목걸이 3부를 세트로 구입하는게 요즘 가장 일반적인 예물 구매패턴이다.

세팅은 실용성을 앞세운 베젤세팅(다이아몬드를 안쪽으로 감싸는 형태)이 인기를 끌고 있다.

브랜드보석의 부상도 주목할 만하다.

티파니 카르티에 불가리 쇼메 등 수입 브랜드와 골든듀 이베레떼와 같은 국산 브랜드가 재래 귀금속상을 제치고 시장확대를 계속하고 있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