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아들과 딸을 정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성(性)선택 임신 기술이 국내에 도입된다.

바이오 벤처기업인 엔터바이오텍(대표 류헌진)은 미국의 수정센터인 GIVF로부터 X염색체를 가진 정자와 Y염색체를 지닌 정자를 분리해내는 ''마이크로소트(Microsort)''기술을 도입키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기술은 지난 92년 미국 농림부의 과학자 로렌스 존슨이 개발한 것으로 수정란 형성 전에 정자가 지닌 X염색체나 Y염색체를 인위적으로 분리해 냄으로써 태아의 성별을 정하는 것.

예컨대 정자에서 Y염색체를 떼어내고 X염색체만 남기면 수정후 딸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때문에 수정 후 성별을 알아내는 성 감별행위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엔터바이오텍은 설명했다.

이 회사는 내년 2월께 서울에 전문 클리닉을 만들어 딸을 낳기 원하는 부모들만을 대상으로 시술을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미국 하버드대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사급 한인연구원 6명과 산부인과 전문의들을 영입했다.

이같은 선택임신은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상용화되는 것이다.

엔터바이오텍의 류헌진 사장은 "성 선택임신 기술이 한국의 뿌리깊은 남아선호 풍토에 영합하는 상업적 도구로 사용되지 않도록 딸을 원하는 부모에게만 시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류 사장은 이 기술은 성염색체와 관련된 5백여가지 이상의 유전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쓰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엔터바이오텍은 보안전문업체인 씨큐텍이 바이오 산업에 새로 진출하면서 설립한 벤처기업으로 자본금은 4억원,직원 수는 18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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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