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 혁명 앞에 은행업이 변신의 기로에 섰다.

은행업무가 "창구에서 웹(web)"으로 이동함에 따라 은행들도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E-뱅킹 경쟁력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고객은 이제 창구에 오기보다는 웹에서 은행업무를 처리하고 싶어한다.

일례로 신한은행의 경우 작년 7월부터 시작한 사이버론 접수실적이 지난 1월부터는 창구접수를 앞서기 시작했다.

이 은행은 지난 8월말까지 19만3천여건,3천3백54억원의 사이버론 실행실적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뱅킹의 중요성이 커지자 은행들의 IT(정보기술)부문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전산전문회사와 함께 IT전문 자회사를 설립하는 은행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산업은행이 전산부문을 삼성SDS에 아웃소싱하고 있고 평화은행은 삼성SDS와 아예 합작 자회사를 세웠다.

하나은행과 한미은행도 IT자회사 설립에 합의하고 IBM LG-EDS 등 IT전문회사를 제3의 주주로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국민은행도 IT를 전담할 자회사 E-FIT.com을 연말까지 설립한다는 목표아래 태스크포스를 가동하고 있다.

날로 증대하는 고객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은행들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맞춤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도 가시화되고 있다.

금융전문 포털사이트를 표방한 하나은행의 hanaib.com은 PFM(개인금융관리)시스템을 인터넷에 구축했다.

개인의 금융자산을 효과적을 관리해 주는 일종의 "파이낸셜 부티크" 서비스다.

인터넷을 통해 1대1 고객상담도 가능케 해 고객의 편의를 높였다.

금융연구원 김병연 연구위원은 "인터넷뱅킹을 통해 서비스를 크게 개선할 수 있는 것은 맞춤서비스를 보다 용이하게,그리고 대량으로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서비스의 유형과 수준별로 고객을 그룹화하고 이에 따른 비용구조와 가격체계를 결정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E-비즈니스 혁명이 요구하는 변화의 핵심이 IT(정보기술)경쟁력이라고 볼 때 은행의 대형화와 겸업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IT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막대한 초기투자와 유지비용,그리고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전문인력의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이미 대형화와 겸업화의 트렌드가 가시화되고 있다.

산업 신한은행 등은 생명보험 증권 등을 아우르는 금융지주회사를 연말께 출범시킬 목적으로 준비에 한창이다.

여기에 물밑접촉이 진행중인 우량은행간 합병논의와 공적자금 투입은행들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의 출범은 이같은 은행의 대형화와 겸업화 트렌드를 더욱 재촉할 전망이다.

그러나 인수.합병(M&A)이나 금융지주회사 체제나 어떤 형태를 취하든 대형화와 겸업화를 앞둔 우리 은행들이 전산과 시스템 통합 과정에서 목표했던 효율성을 달성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IT통합이라는 것이 아직은 국내 은행들에 생소할 뿐만 아니라 통합 후 만족할 만한 업무효율성을 가져온 전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금융업의 특수성을 소화해낼 수 있는 IT전문회사가 마땅치 않다는 현실도 합병이나 지주회사체제로의 통합이 가져올 시너지효과를 가늠하기 어렵게 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오는 10월4일부터 이틀간 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이뱅킹 코리아 2000"도 이같은 현실을 감안,기조강연 두 토픽에 M&A를 염두에 두고 강사를 초빙했다.

국내 금융기관의 가장 큰 관심사인 M&A에 따른 리스크매니지먼트에 관한 이해와 E-비즈니스 환경변화에 따른 수익전략 등에 대해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