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외국학생 유치전쟁 중이다.

유학생이야말로 우호세력의 원천이라는 발상에서다.

프랑스는 98년 2002년까지 외국인유학생을 미국 수준인 50만~60만명으로 끌어올리겠다며 유학설명회 비자발급 숙소알선 등을 담당하는 에듀프랑스를 설립했다.

캐나다는 영어권이면서 미국보다 학비가 싸다는 점을 강조한 결과 2년 사이에 미국을 제치고 한국인 최대유학국으로 부상했다.

일본정부는 9월초 학부및 대학원의 외국학생 수를 10년안에 현재 5만6천여명의 2배로 늘리겠다는 목표 아래 유학자격시험 간소화,인터넷지원서 접수,장학금예약제등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유학생을 위해 시험및 논문작성을 영어로 하는 걸 허용하고 문과쪽의 학위를 빨리 주도록 대학에 강력 권고하겠다는 안도 내놓았다.

우리는 그러나 영 딴판이다.

교육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말 현재 15만4천여명이 나간 반면 외국인유학생은 겨우 6천2백여명인데 이들마저 한국에서 공부하기가 너무 힘겹다고 토로한다.

외국인에 대한 눈길은 차갑고 정보와 시설은 부족하고 행정과 강의방식은 무성의하다는 얘기다.

최근 서울대에서 결성된 외국인유학생회(회장 바수 무클)에 따르면 한국에선 정책이나 제도가 자주 바뀌는데다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답답하고 힘들다고 한다.

70%이상이 자비유학인데 아르바이트를 할수 없는 건 물론 장학금이나 기숙사를 얻기 어려워 고생스럽다고 털어놨다.

또 석 박사과정의 경우 외국학생들에겐 다소 느슨한 척도를 적용하는 선진국과 달리 지나치게 까다로운 자를 들이대는 바람에 70~80%가 학위를 못받고 떠난다는 것이다.

외국인수강생이 있는 걸 뻔히 알면서 시험문제를 한자로 도배하는 식의 무성의한 수업방식도 문제로 꼽혔다.

자기들이 공부하러 왔으니 우리식에 따라야 한다거나 외국인에게 줄 장학금이나 기숙사가 있으면 국내학생에게 더 줘야 한다는 식의 발상은 곤란하다.

시설확충이야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대학의 홈페이지에 외국인유학생을 위한 코너를 만든다거나 수업과 시험때 신경써주고 학위심사의 척도를 낮춰주는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애써 공부하러 왔다가 고생만 하고 학위도 못받고 돌아가게 만드는건 딱하다.

친한파를 만들기 위한 유학생제도가 자칫 반한파만 양산하는 결과를 낳지 않도록 교육부와 대학 일반인 모두 신경썼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