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의 글로벌시대에 농약.종자 시장 또한 외국기업의 "칼날"을 빗겨날 수 없다.

외국기업들은 고비용저효율의 국내 영농자재 유통구조에 매스를 들이대며 차별화된 마케팅전략을 통해 국내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국내 진출 2년여 만에 이들은 농약시장에서 25%,그리고 종자시장에서 70%를 점유했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규모가 영세한 국내 영농자재업체들은 다국적기업들의 공략에 무방비 상태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외국 기업들은 시설투자와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노바티스 아그로 코리아''는 첫 사업으로 익산공장을 대대적으로 증설했다.

또 ''필드마케팅''이라는 현장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해 농민들의 애로에 귀기울이며 기업이미지를 높여왔다.

필드마케팅팀은 대체로 농약의 적절한 사용법이나 병충해 방제에 대한 지식이 없는 농민들에게 ICM(친환경작물종합관리시스템) IPM(병충해종합방제시스템)을 교육,농민들이 작물 관리와 병충해 방제에 관련된 문제에 부딪치는 경우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스칼라브라 사장은 "''노바티스''(라틴어로 새로운 기술)라는 회사명이 암시하듯 본사에서는 작물 관련 사업에 매년 2천억원의 R&D 비용을 투자한다"고 말했다.

외국 기업들의 공세에 맞서 국내 최대인 ''동부한농화학''은 농약과 비료,그리고 종자를 연결하는 새로운 개념의 농자재 토털서비스를 농가에 제공,국내 토종기업의 자존심을 지킨다는 방침이다.

이준영 기술보급팀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3대 주요 영농자재인 농약 비료 종자를 일괄 공급할 수 있는 이점을 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에 접목해 나갈 계획"이라며 "기술적 지원뿐만 아니라 사후서비스까지 책임져 대농민 만족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 기업들이 농약·종자 부문에서 국내로 진출함에 따라 국내 영농자재 시장은 자연스레 재편되고 업체의 품목별 전문화가 진행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업체는 단기적으로는 어느 정도 피해를 감수해야겠지만 농가 입장에서는 양질의 영농자재를 공급받고 일부 품목은 가격인하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영농자재 유통의 난맥상으로 지적돼 온 가격경쟁이 품질 및 서비스 경쟁으로 바뀌지 않으면 국내 업체들은 살 길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