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유가상승으로 촉발된 세계경제불안이 본격적인 위기로 치달을 우려는 없는가.

고유가외에도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유로화,미국경제의 기록적인 무역수지적자 지속 등 불안요인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금융위기의 여파로 가뜩이나 어려운 아시아경제는 석유파동의 직격탄을 맞아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크며 최악의 경우 지난 97년 통화위기와 같은 국제금융위기가 되풀이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에너지수입의존도가 높고 수출지향적인 경제성장을 추구하고 있는 아시아국가들이 고유가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리라는 것은 경제전문가들의 거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이미 산업구조개편을 끝낸 선잔국경제는 별로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이지만 아사아권 그중에서도 특히 우리나라나 대만 같은 신흥공업국들은 경기하강과 물가불안 그리고 수출위축 등과 같은 타격을 입기 쉽다고 전망했다.

세계은행(IBRD)은 지난번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아시아 국가들에게 유가폭등이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지속적인 경제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아시아개발은행(ADB)도 올해 아시아권의 높은 경제성장 예측에도 불구하고 취약한 역내금융시장과 기대에 못미치는 구조개혁성과 그리고 동남아 일부국가들의 정정불안과 통화가치 급락,미국경제의 연착륙 실패가능성 등과 같은 불안요인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국제통화기금(IMF)처럼 국제유가가 내년초까지 강세를 보이더라도 선진국 중심의 활황세가 이어져 내년에도 세계경제성장률이 4%대를 유지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견해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빠른 속도로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는 오늘날 일단 어느 지역이 경제위기에 빠지면 그 영향이 곧바로 세계경제로 파급된다는 것은 이미 지난번 동남아 통화위기때 뼈저리게 경험한 일이다.

그렇다면 상황이 더이상 악화되기 전에 국제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추가증산 결의와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대응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본다.

아울러 유가급등으로 인한 악영향이 실물경제에 광범위하게 파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국가들은 부실기업과 부실금융기관에 대해 보다 강력한 구조개혁조치를 단행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미 합의된 바 있는 아시아역내 중앙은행들간의 통화스왑협정 체결을 서두르는 등 통화위기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국제협력을 강화해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