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은 정치도시다.

그래서 경제인들은 잘 찾지 않는다.

이런 워싱턴을 최근 이민화 메디슨회장이 찾아왔다.

"웬일이냐"고 물었더니 "학회가 있어서 왔다"고 대답했다.

무슨 학회냐고 했더니 "산부인과 학회"라고 했다.

"장사하는 사람이 학회까지 찾아다닐 틈이 있느냐"고 했더니 "모르는 소리 말라"고 했다.

"이번 워싱턴 산부인과학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의료인들이고 따라서 이들이야말로 메디슨이 생산하는 초음파진단기의 최대 수요처"라는 대답이었다.

"학회까지 찾아다니며 물건을 팔아야 할 정도로 경쟁이 심하냐"고 물었더니 "물론이다.

물건 하나 팔기가 이렇게 어려운 것이 지구촌 현실이다.

하지만 자기가 생산하는 물건이 어떤 방향으로 흐를 것인가를 예측하고 이를 선도하기 위해 전략을 짜는 일은 더욱 중요하다.

학회는 그런 추세를 가장 잘 읽을 수 있는 세일즈현장이고 또 이런 학회에 자주 참석해 메디슨의 존재를 알리는 것 자체가 마케팅"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워싱턴 산부인과학회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을 찾은 의사들은 1천명이 넘는다.

이들을 대상으로 이 회장은 다른 토론자들과 함께 초음파진단기로 처리할 수 있는 의료시술 기술의 진보과정 등에 관해 토론을 벌이는 적극성도 보여주었다.

워싱턴 컨벤션센터 전시장에 설치된 메디슨의 초음파진단기 코너에서는 흑인임산부를 실제로 침상에 뉘어놓고 메디슨이 생산하는 초음파진단기 사용법을 시연하는 등 다른 회사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마케팅 현장을 보여주었다.

"이제 CEO들은 쉴 사이가 없다.

전략수립과 기술개발 홍보 마케팅, 심지어는 사원들 등두드려주는 것까지도 CEO의 몫이다.

어떤 의미에선 쇼맨십이 기대되는 ''최고의 배우''라고나 해야할까.

지구촌 CEO는 바뀌고 있다" 좁쌀이 백번 구르는 것보다 호박이 한번 구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신념으로 일한다는 게 이 회장의 답변이었다.

그는 준비도 없이 왔다가 거드름만 피우다 가는 정치인이나 관료들과는 전혀 다른 면모를 보여준 ''진정한 세일즈맨''이었다.

워싱턴=양봉진 특파원 www.bjGlob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