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호 < 제일투자신탁증권 대표이사 shhwang@cjcyber.com >

작은 성공이 원대한 비전이나 훌륭한 리더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필자가 읽은 역사책 중 하나는 ''로마인들의 다리 놓는 기술의 발달이라는 작은 성공이 결국은 로마를 만들었다''고 해석한다.

로마인들은 그리스인들과는 달리 아치형으로 다리받침을 놓았다.

이것이 도로의 발달을 가져왔고 물자이동을 원활히 함으로써 많은 전쟁을 승리로 이끌면서 드디어 로마제국의 역사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요즘같은 글로벌 경쟁시대에 많은 회사들이 ''어떻게 살아 남을 것인가''를 고민한다.

우리의 경쟁우위는 무엇이고,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국제적 자문회사를 불러 물어도 보고, TF팀을 구성해 연구도 해 본다.

비전을 만들어 전직원들에게 발표하고 공격적으로 추진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회사의 새로운 비전에 대한 이해보다는 성공에 대한 의구심, 비전 자체의 현실성에 대해 직원들 사이의 의견이 분분해 진다.

최고경영자나 기획담당자는 직원들이 따라오지 않는다고 답답하게 느낀다.

그 원인은 뭘까.

최고 경영자나 기획자의 시간은 고립적이다.

그들의 생각은 전략적이고 관념적이며,동시에 목표 지향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원들은 전투적이고 두려움과 실패가 혼재된 현실적인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다.

현실의 두려움이 눈앞에 있기에 회사의 장기 비전을 이해는 하지만 선뜻 행동으로는 옮기지 못하는 것이다.

과연 비전을 공유할 수는 없을까.

필자는 ''작은 성공''에서 답을 찾고자 한다.

눈앞에 닥친 현실 속에서 직원들이 조그만 성공을 계속할 수 있도록 회사의 제도와 문화를 바꾸어야 한다.

야단치기에 이골이 난 경영자는 직원들이 면담 후 격려와 인정을 받았다고 느끼게 함으로써 직원의 눈앞에 있는 당신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 주라.

아마도 그 직원은 당신의 비전을 향해 직진할 것이다.

세일즈 캠페인을 해서 수상자를 결정할 때 열심히 했지만 아쉽게 떨어진 사람에게도 상을 주라.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하지 말고….

필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회사의 많은 결정이 직원들의 작은 꿈과 직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생각은 너무 큰 곳에서만 맴돌고 있다.

필자는 회의 때마다 ''우리 회사 잘 돼야 한다''는 관념적 생각을 버리라고 한다.

각자 맡은 일에서 어떻게 하면 작은 실천적 성공을 거둘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통일이라는 우리의 염원도 원대한 이상 이전에, 남북한 공동입장이라는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시작된다.

아내들 역시 남편들의 "사랑한다"는 하나의 큰 情(?)보다는 아홉 가지의 작은 사랑에 더 감동하고, 그로 인해 평생을 바치게 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