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본부에서는 지난 4월 유네스코가 입안중인 ''21세기 보편윤리헌장''마련을 위한 회의가 열렸다.

각국의 정치지도자 석학 외교관 등 3백여명이 참석한 이 회의에서는 원불교 정산(鼎山)종사의 삼동윤리(三同倫理)사상이 지구촌 공동체가 지녀야 할 도덕적 보편윤리로 제시돼 관심을 모았다.

삼동윤리란 원불교 제1대 종법사 정산 송규(宋奎·1900~62)가 인류의 대동화합을 제창한 세가지 윤리강령인 동원도리(同源道理) 동기연계(同氣連契) 동척사업(同拓事業)을 말한다.

동원도리는 모든 종교의 근본이 다 같다는 것이고 동기연계는 모든 인종과 생령이 다 같은 한 기운으로 연계된 것이며,동척사업은 모든 사업이 다 같이 인간을 위해 세상을 개척하는데 힘이 되는 것이므로 화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동윤리는 논리나 분석을 통해서가 아니라 종교적 직관에 의해 표현된 사상이라서 실천불가능한 이상론 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 핵심은 우주를 하나의 생명체로 파악하자는 데 있다.

이같은 생명윤리 사상은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생명운동 환경운동과도 맥이 통한다.

경북 성주의 유교 가문에서 태어난 정산은 17살에 소태산을 만나기전까지 송준필(宋浚弼)문하에서 수학하며 영남학파 학맥을 계승했다.

그 뒤 소태산의 수제자로서 원불교 사상을 체계화하고 심화시켜 가며 일제 말, 해방 후의 어려움 속에서도 교단의 기틀을 잡아 갔다.

불교연구회였던 교단명을 원불교로 바꾼 것도,원광대 등 교육기관을 설립한 것도 그였다.

원불교의 미래지향점을 밝혀 놓은 삼동윤리는 교단의 윤리헌장이 돼 있다.

교단의 활발한 타종교와의 대화,세계포교,사회사업,환경운동 등은 모두 삼동윤리를 바탕으로 한 실천운동이다.

정산종사 탄생 1백주년(24일)을 맞는 원불교가 대대적인 추모행사를 갖는다.

국제학술대회에서는 미래의 종교윤리로서의 삼동윤리도 재조명된다.

기독교 윤리만이 인류의 보편적 윤리라는 독선에 대한 반성이 무성한 것이 요즘이다.

산의 정상은 하나지만 오르는 길은 여러 갈래라고 하지 않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