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편이 언제 생겼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다만 중국 후위(後魏)때 사람인 가사협이 편찬한 ''제민요술(齊民要術, 530∼550년)''의 종과 열,''목은집(牧隱集)''의 차기장떡이 송편으로 추정되는 만큼 고려시대엔 일반화된 것으로 여겨진다.

지금은 추석의 대표적인 절기음식이지만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예전엔 중화절(음력 2월 1일)에도 빚었다.

정월대보름 대문간 장대에 매달았던 쌀을 풀어 만든 뒤 머슴들에게 나이수대로 나눠주고 한해 농사에 힘써 줄 것을 부탁하는 특식이었다.

백설기 수수팥단지와 함께 돌상에 올리는 것은 아기의 머리가 송편속처럼 꽉차 명철하게 자라기를 비는 마음에서다.

송편은 소에 따라 팥송편 깨송편 콩송편 대추송편 밤송편등 갖가지로 나뉜다.

가장 먼저 수확하는 햅쌀로 빚은 것은 오려송편이라 해 차례상에 올린다.

모양도 지방마다 달라 서울은 조개, 강원도와 황해도는 손으로 꼭 눌러 손가락자국을 내 만두처럼 만든다.

크기는 서울 것이 한입에 들어갈만큼 앙증맞고 황해도 경상도 강원도 송편은 두툼하다.

추석전 뜯어 깨끗이 손질해둔 솔잎을 갈피갈피 놓고 쪄내면 익반죽한 멥쌀가루의 쫄깃쫄깃함에 다양한 고명의 맛과 은은한 솔내음이 어우러져 먹는 사람을 취하게 만든다.

10년전만 해도 대부분의 가정에서 온식구가 둘러 앉아 정담을 나누며 송편을 빚었다.

송편을 잘 만들어야 예쁜아기를 낳는다는 말에 올케와 시누이가 서로 은근히 솜씨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집집마다 각기 다른 소를 넣어 만든 송편을 돌리는 건 작지만 따뜻한 마음의 표현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풍속을 바꾸는 탓인지 점차 가정에서 송편빚는 모습 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방앗간에서 냉동 송편을 사다 찌기만 하는 건 약과고 백화점 등에서 익혀 파는 걸 사는 일도 다반사다.

차례음식 일체를 장만해 배달해주는 업소가 만원사례고,차례상을 차리는 대신 아예 컴퓨터에 영정과 제수를 올리는 사이버제사로 대신하는 가정이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편리하고 경제적이라지만 그래도 올 추석엔 집에서 만든 가지각색 송편을 먹어보고 싶다면 지나친 욕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