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플로리다 반도 서안, 멕시코만, 남아프리카 서해안,일본 남해안은 세계에서 적조현상이 자주 일어나는 곳으로 유명하다.

한국의 동남해안도 예외는 아니다.

적조현상이란 바닷물의 온도가 급상승해 동물성 플랑크톤이 급속히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가 일시에 죽어버릴 때 바닷물이 붉게 물드는 것을 말한다.

일단 적조가 생기기 시작하면 바닷속 산소결핍으로 어패류는 전멸하고 죽음의 바다로 변한다.

국립수산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신라초인 161년 적조기록이 가장 오래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에서 신라 박혁거세(BC57)이후 조선 성종3년(1472)까지 1천5백29년동안 모두 21회의 적조현상을 찾아냈다.

진해만을 포함한 동남해역에서 많이 발생했고 가장 피해가 컸던 것은 1413년 (8월20일~9월2일) 동남해역에 나타났던 적조였다고 한다.

옛날엔 천재(天災)로 믿었던 적조현상이 근래들어 급증하고 있다.

환경오염이란 인재(人災)가 겹친 탓이다.

지구온난화현상,폭우로 대량유입되는 오염된 담수때문에 바닷물의 온도가 올라가는 게 원인이라지만 완벽한 해답이라고 보긴 어렵다.

90년이래 거의 해마다 적조피해가 어민들을 울리고 있어도 황토를 뿌리는 방법외에는 속수무책이다.

초음파처리법 오존처리법이 있다해도 영세어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바다에 고정시켜 놓은 해상 가두리양식장이 대부분인 양식업자들에게 적조는 아직 천재나 다름 없다.

육상수조양식업자들도 여과시설을 갖추지 않아 적조만 발생하면 몇년을 자식처럼 기른 넙치 돔 방어 등의 떼죽음을 감수해야 한다.

지난달 말 경남 남해 해안에서 발생한 적조가 남해안 전역으로 퍼져나가 가두리양식장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조류이동에 따라 동해안까지 확산될 기미라니 걱정이다.

때마침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이 알칼리수로 적조를 완전히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지만 광활한 바다에 뿌려도 좋을 만큼 경제성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기르던 어류를 땅속에 묻고 시름속에 추석을 맞을 어민들을 생각하면 안타깝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