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운동가의 우상으로 한때 "결혼은 관계를 파괴하는 제도"라며 이를 일축해온 미국의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66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신부가 됐다.

페미니스트잡지 ''미즈'' 공동 창간자인 스타이넘은 지난 3일 오클라호마 시골에서 아프리카 태생의 기업가 데이비드 베일(61)과 결혼했다.

스타이넘은 정치행동단체 ''유권자선택''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수년간 평등한 결혼을 이루기 위해 애써 왔지만 내 자신이 그 대상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지금 놀랍고 행복하며,어느날엔가 이에 대해 글을 쓸 것"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스타이넘은 그러나 "지금으로선 페미니즘은 우리 삶의 각 시기에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것을 이 결혼이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스타이넘은 다년간 자신이 결혼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해 왔다.

1987년엔 "나는 결혼이 좋은 평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법적으로 말해 결혼은 한 사람과 반쪽짜리 사람을 위한 것이다"며 결혼 반대론을 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