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학과 식물조직배양 관련 석.박사급 연구원을 찾습니다.

연봉제,전세자금 저리융자 등 혜택" "미생물이나 식품공학을 전공한 석사급 연구원을 구합니다.

4대보험 차량유지비 중.석식 제공" 포항공대 생물학연구정보센터가 만든 홈페이지(www.bric.postech.ac.kr)에 올라 있는 구인 광고다.

이 사이트 게시판엔 이런 광고가 하루에도 10건 가까이씩 올라온다.

지금까지 게제된 구인광고만 모두 2백20여건이 넘는다.

바이오 업계의 구인난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최근 바이오 벤처 창업이 줄을 잇고 대기업들이 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반면 소위 "쓸만한 사람"은 태부족이어서 바이오 업체들은 사람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당연히 바이오 전공자들의 몸값은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또 기업들 사이에 고급 연구인력 빼가기 등 스카우트전도 불 붙고 있다.


<>바이오 인력난=바이오 기업들이 구인난에 시달리는 것은 관련 인력의 공급은 한정돼 있는데 수요는 크게 늘고 있기 때문.

우선 수요 측면을 보자.

올들어 바이오 벤처기업들의 창업이 줄을 이으면서 생물공학 관련 전공자들의 수요는 폭증했다.

올 상반기에만 생물의약 바이오식품 생물농약 등 바이오 분야의 신설 벤처기업은 40개사에 달한다.

이런 추세라면 금년중 생기는 업체만 1백개사를 웃돌 전망이다.

업체당 연구원을 5~10명씩만 뽑더라도 5백~1천명의 신규수요가 생기는 셈이다.

뿐 만아니다.

대기업들도 생명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연구인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 SK 한화 등 대기업들은 생명산업 관련 연구소의 인원을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2배까지 늘리고 있다.

이에 반해 우수한 연구인력은 한정돼 있다.

매년 전국 대학의 생물공학 관련학과에서 졸업하는 인력은 약 1만4천여명.

이중 실제 기업들이 연구원이나 직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원은 5백~1천여명선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들을 조건이 좋은 대기업들이 먼저 뽑아가고 나면 벤처기업들까지는 차례도 오지 않는다.

정명준 쎌바이오텍 사장은 "바이오의 경우 IT(정보기술)분야와 달리 전공별로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하기 때문에 사람을 구하기 더 어렵다"며 "특히 비즈니스 마인드까지 갖춘 사람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라고 설명했다.


<>스카우트 경쟁 불붙어=바이오 업계에서도 요즘 스카우트 경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양상은 대기업의 연구인력이 대거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

LG화학에선 바이오텍연구소를 맡았던 조중명 소장(전무)이 부장급을 포함해 6명의 핵심 연구인력을 데리고 나가 벤처기업을 창업하면서 파문이 일었다.

특히 신약개발의 초기단계에서 필수적인 단백질 구조분석과 관련된 연구원의 절반가량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것이어서 LG화학측은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 앞서 LG화학에선 10여명의 연구원이 벤처행을 결정해 인력이탈에 비상이 걸린 터였다.

또 제일제당과 삼양제넥스 두산 태평양 등에서도 핵심 연구인력들이 5~10명씩 속속 벤처기업으로 옮겨 가면서 그동안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기업 관계자는 "수년간 대기업에서 연구경력을 쌓은 연구원들이 벤처로 떠나고 있어 골치"라며 "연구결과에 대한 인센티브를 늘리는 등 인력 이탈방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해소책은=바이오 업계의 구인난이 심각해지면서 관련 연구인력의 몸값도 크게 올랐다.

생명공학 관련 연구소 관계자는 "연구경력 7~8년짜리 석사급 연구원의 경우 연봉이 2억원까지 올라갔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바이오 업계에선 인력난 해소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바이오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지방 명문대 졸업생들의 경우 정보가 부족해 우수한 사람이 있어도 뽑지 못하고 있다"며 "지방대생들을 위한 바이오 벤처 취업박람회 등을 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IT인력만이 아니라 바이오 인력에 대해서도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대학의 관련 학과 정원을 늘리고 교육 과정도 기업들의 요구에 맞게 조정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