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산업 진출 경쟁이 뜨겁다.

바이오산업 분야가 21세기 초고속 성장업종으로 꼽히면서 삼성 SK 등 주요 대기업은 물론 제일제당 대상 등 이 분야 전문기업들도 투자규모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는 추세다.

산업자원부 조사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이 2005년까지 바이오산업에 투자할 돈만 5조원에 달할 정도다.

벤처기업 등에 투자될 돈과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않은 기업들의 투자금을 합치면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를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는 기업들은 크게 세부류다.

우선 삼성 SK 등 대기업과 포항제철 등 공기업을 꼽을 수 있다.

미래 유망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선점함으로써 확실한 수익원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삼성의 경우 바이오 전문기업인 삼성바이오(주)를 9월중에 설립해 바이오분야 진출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이에앞서 삼성종합기술원은 질병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DNA칩 개발을 정부 지원아래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중이다.

SK는 생물공정과 생물의약 분야에 대한 투자규모를 대거 늘리기로 했고 포철은 포항공대와 함께 생명과학 연구를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두산과 한화 등도 각각 생리활성 기능을 가진 고순도 지질분야와 생물의약 및 화약분야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다음으론 이미 바이오산업 연관분야에 진출해있는 화학 섬유 제약 전문기업들로 제일제당,대상,종근당 녹십자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동안의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바이오산업에서도 확실한 주도권을 쥔다는 목표아래 잇달아 투자확대 계획을 내놨다.

제일제당은 미국 벤처캐피털 분야와 생물의약 생물공정 분야에 2005년까지 1조5천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또 대상은 생물의약과 생물전자 등에 2천억원을 투자키로 했고 제약전문기업인 종근당과 녹십자 등도 1천억원이 훨씬 넘는 자금을 기술개발에 사용할 방침이다.

바이오산업분야의 벤처기업 창업 열기도 날로 확산되는 추세다.

산업자원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은 98년 50개,99년 95개에서 올해말에는 3백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벤처기업은 대부분이 실험실 벤처에서 출발했다.

대기업처럼 대규모 투자를 하기 보다는 특화된 개별기술을 연구 개발해 사업화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바이오 벤처기업 창업이 늘면서 8월에는 1백여개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뭉쳐 한국바이오벤처협회가 결성되기도 했다.

협회엔 마크로젠 바이오니아 씨트리 쎌바이오텍 프로테오젠 인바이오넷 등 국내 주요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회원으로 가입해있다.

협회는 앞으로 생명공학 관련 학회나 연구기관과 바이오 벤처기업간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정부의 지원도 이끌어 낼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처럼 겉으론 바이오산업 선점을 놓고 대기업과 전문기업,벤처기업간에 치열한 3파전이 벌어지고 있지만 사업방향은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기업과 전문기업의 경우 제약 등 신물질 개발을 포괄하는 생물의약에 집중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당장엔 이 분야의 사업성이 가장 뛰어나다고 보고있기 때문이다.

반면 벤처기업은 의약뿐 아니라 바이오식품 바이오에너지 바이오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특화된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김칠두 산자부 생활산업국장은 "대기업의 바이오 투자뿐 아니라 바이오벤처가 더욱 활성화돼야 바이오산업 전반의 균형적인 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