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과 사랑이 함께하는 기부인터넷" "행복한 학교만들기"

샵포스쿨(www.s4s.co.kr) 박성준 사장의 명함 앞뒤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샵포스쿨의 사업아이템을 단적으로 표현해 주는 말이다.

지난 7월 문을 연 샵포스쿨은 몰앤몰(Mall and Mall) 형태의 쇼핑몰이다.

이곳에는 국내 유명 전문몰 30여개가 입점해 있다.

서적은 예스24 알라딘, 음반은 CD플라자, 유아용품은 아가방, 농산물을 풀무원 등에서 다양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샵포스쿨은 전문몰들을 단순히 입주시켜 놓은 종합쇼핑몰이 아니다.

이곳을 통해 물건을 산 고객은 직접 쇼핑몰에 들어간 경우와 똑같은 가격으로 물건을 구입하면서도 자신이 지정한 학교에 물건값의 일정부분을 기부금으로 낼수 있다.

예를들어 예스24를 방문한 고객이 A라는 책을 사고 1만원을 냈다면 샵포스쿨에 무료회원으로 가입하고 이곳을 통해 yes24를 방문해 A라는 책을 사도 1만원이다.

가격은 같지만 이 고객은 자신이 지정한 학교에 책값의 3%(300원)를 기부금으로 낼수 있다.

이 기부금은 연말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고객의 입장에서는 세금도 덜 내게 된다.

박 사장이 샵포스쿨을 창업한 이유는 인터넷을 통해 기부문화를 정착시킴으로써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박 사장은 연세대학교 상경대학 동창회의 간사역할을 맡으면서 기부문화의 필요성에 대해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때마침 정부도 기부문화의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지만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 삽포스쿨의 모델은 기부문화가 일반화된 미국에서 먼저 시작됐다.

지난해 출범한 샵포스쿨닷컴(www.shopforschool.com)은 이미 미국에서 대표적인 기부사이트로 자리를 잡았다.

박 사장은 오래전부터 두터운 친분을 유지해 오던 팀 왈시 샵포스쿨닷컴 사장으로부터 12만5천달러에 국내 사업권을 사들였다.

그리고 입점 쇼핑몰과 수익을 배분할 수 있는 트랜젝션 매칭 소프트웨어 등 기술과 노하우도 수입했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많은 업체들을 입점시키면 매출은 당연히 늘테고 배송이나 결제는 입점업체들이 알아서 할 테니까 손쉬운 사업모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시작은 만만치 않았다.

샵포스쿨을 통해 쇼핑몰에 들어간 고객의 구매를 추적하고 고객의 기부금을 은행에서 확인받아 영수증으로 돌려줘야 하는 것을 전산화 해야 했다.

기부통계시스템을 자체 개발하는데도 4개월 이상 걸렸다.

이런 어려움속에 지난 7월 문을 연 샵포스쿨은 2천만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쇼핑몰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요즘 박 사장은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통해 기부를 활성화시키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대표적인 아이템이 "커뮤니티파트너프로그램".

특정기업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교를 자매결연 형식으로 묶어 기업의 임직원이 샵포스쿨을 통해 물건을 살 경우 모아진 기부금을 특정학교에 전달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소득공제에 관한 서비스다.

기부금을 낸 고객들이 자신이 그동안 얼마를 냈고 얼마나 세금을 공제받을 수 있는지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샵포스쿨은 또 기부대상을 교회 사회단체 등으로 확대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단체에 기부금을 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샵포스쿨은 최근 10억원의 펀딩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이들은 이 자금을 바탕으로 9월중순부터 오프라인을 통한 대대적인 기부문화확산 캠페인도 벌일 예정이다.

박 사장은 "미국의 1인당 연간 기부액은 약 77만원으로 한국의 1백배를 넘고 있을 정도"라며 "샵포스쿨을 통해 국내 기부문화의 붐을 일으켜 보겠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