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1~2주마다 새로운 옷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같은 짧은 상품 사이클은 동대문시장이 세계적 "패션메카"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하다.

재래시장의 스피드를 브랜드 제품에 접목,여성브랜드 의류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사업가가 있다.

테프(TEFF)라는 여성의류전문점을 운영하는 유영화(31)사장이 그 주인공.

유 사장이 장사와 인연을 맺은 건 지난 95년,당시 여자친구가 상계동에 있는 3평짜리 여성옷 소매점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여자친구와 함께 동대문 도매시장을 누비고 다니던 유 사장은 이때 "좋은 물건을 싸게 가져올 수 있는 시장유통을 배웠다.

99년,경험으로 터득한 장사비법을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시험해볼수 있는 기회가 왔다.

IMF 관리체제의 영향으로 소형 점포들의 권리금이 거의 사라진 것이다.

주위 친구들과 3억원을 모아 서울시내 10군데에 테프 대리점을 개설했다.

대리점 개설후에는 시장에서 습득한 경영전략을 철저히 이용했다.

우선 시장에서 배운대로 "다품종 소량생산"을 원칙으로 점포를 운영했다.

이를 위해 패션상품 한 아이템당 1천벌 정도만 생산,재고부담을 최소화 했다.

또 제품 디자인을 1~2주마다 새롭게해 소비자들에게 최신유행상품만을 선보였다.

브랜드제품에 걸맞게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값싼 중국 원단과 중국 임가공은 절대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철저히 지켜나갔다.

좋은 품질과 싼 가격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선 "원가절감 노하우"도 필요했다.

이를 위해 유 사장은 매장 인테리어를 외부업체에 맡기지 않고 자신이 직접했다.

이를 통해 매장당 2천만원(10평 기준)이 들던 인테리어비용을 3분의1 수준으로 낮췄다.

"가격은 시장대이지만 품질은 브랜드급"이란 입소문이 퍼지면서 테프 대리점들은 한달 평균 1천만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대리점수도 지난해 10개에서 올들어 21개로 급속도로 늘어났다.

유 사장은 해외시장진출도 노리고 있다.

최근 필리핀의 최대 유통업체인 SM백화점 4개점에 테프매장을 입점시키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또 이들 4개점이 성공을 거둘 경우 전국 20여개 SM백화점에 테프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한국판 갭(GAP)을 만들고 싶습니다.

미국 유명캐쥬얼 브랜드인 갭은 저렴한 가격과 고급스런 디자인으로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제가 만든 옷을 세계인들이 입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시장옷과 브랜드옷의 만남"을 통해 세계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유 사장의 꿈이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