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도메인 시대를 앞두고 외국업체들의 국내시장 공략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정작 국내업체들은 서로 양분돼 힘겨루기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이렇게 될 경우 도메인 등록 등과 관련해 이용자들의 불편도 불편이지만 무엇보다 외국업체들에 국내시장을 넘겨줄 가능성도 커진다는 점에서 매우 염려스럽다.

한글도메인 시장은 현시점에서 예측해도 2조원은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국내시장을 겨냥해 전세계 국제 도메인을 관할하는 미국의 NSI가 한국시장 진입을 구체화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업체들의 한글도메인 솔루션은 대부분 별도 소프트웨어를 요구하는 반면, NSI의 솔루션은 주소창에 직접 한글을 입력시키는 방식의 편리성을 갖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업체들이 상당히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한 MS가 대주주로 있는 리얼네임즈마저 보다 편리한 키워드 방식의 도메인 서비스로 국내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러한 리얼네임즈의 한국공략은 MS의 세계 자국어 도메인시장 제패와 연관돼 있다.

이 업체가 MS의 웹브라우저에 한글 인식프로그램을 내장해 이용자의 별도 소프트웨어 설치가 필요없는 전략을 펴면 상당수 한글도메인 업체들의 도산이나 종속도 초래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닉'' ''한글로닷컴'' 등이 주도하는 한글인터넷정보센터가 출범한데 이어 ''넷피아닷컴'' ''웹티즌'' 등 또 다른 한글도메인 5개사가 키워드 한글도메인 컨소시엄을 결성키로 했다.

하지만 이들간의 분열원인이 기술적 경쟁이 아닌 지분문제에서 비롯됐다는 게 사실이고 보면 더욱 염려되는 바가 크다.

이용자의 편리성,자금,마케팅 등에서 막강한 비교우위를 보유한 해외 경쟁자의 국내진입을 눈앞에 두고 제살깎아먹기식 경쟁을 벌이는 것은 공멸을 재촉하는 일임이 분명하다.

업계는 시장선점을 위해 경쟁과 협력이 동전의 양면처럼 전개되는 세계적 추세를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 역시 제3자 입장에서 방관할 문제만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시아 유럽을 비롯 비영어권 국가들이 자국어 도메인 시장과 관련해 민간업체와 적극 협력하는 추세이고 보면 특히 그렇다.

더구나 MS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자회사나 마찬가지인 리얼네임즈 서버로의 강제적 연결을 시도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시장을 장악하려는 불공정 행위가 나타날 소지도 있는 만큼 정부의 감시기능도 강화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