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볼 일이 있어 광주에 다녀왔다.

폭우가 쏟아져 곳곳에 침수 피해를 입었다.

수확을 앞두고 있던 들녘의 벼들이 쓰러져 있어 정말 가슴이 아팠다.

그런가하면 한심스러운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농민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논에서 쓰러진 벼를 세우고 있는 바로 옆 저수지엔 자가용을 대놓고 낚시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농부들의 속상한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나마 조용히나 했으면 좋으련만 고기를 잡았다며 소리를 지르고 떠드는 광경은 정말 ''꼴불견''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일할 만한 사람은 모두 도시로 나가버리고 노인들만 남아 농촌을 지키다 이런 일을 당했다.

잠시나마 일손을 거들지는 못할망정 지척에서 노는 모습을 보이니 정말 한심한 노릇이다.

게다가 지반이 약한 농로를 승용차로 다녀 길을 엉망으로 만드는가 하면,애써 가꿔 놓은 농작물을 슬쩍한다고 하니 기가 찰 일이다.

다가오는 수확철에는 도시인들도 짬을 내 우리의 고향인 농촌돕기에 나서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동현 서울 관악구 봉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