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나무는 무화과 석류와 함께 가장오랜 재배역사를 가진 과수다.

야생종을 개량한 최초의 재배종은 러시아 카프카스지방부터 지중해 동부연안에 걸친 지역에서 셈족과 아리안들이 재배했다.

이집트인은 기원전 4000년께 재배를 시작했고 고대,그리스 로마에서도 생명과 풍요,축제의 상징으로 포도가 재배됐다.

구약의 ''창세기''에도 "노아가 농업을 시작해 포도나무를 심었더니 포도주를 마시고 취하여…"라는 구절이 나온다.

중국에 재배종이 들어온 것은 기원전 128년께라지만 우리나라에 유입된 시기는 확실치 않다.

숙종 때 발간된 ''산림경제''에 포도품종과 재배방법이 기록된 것이 유일한 기록이다.

하지만 고려청자나 조선백자,또 그림에 포도가 그려져 있는 것을 보면 늦어도 고려시대에는 재배종이 들어와 있었던 것은 아닌지.분명한 것은 1906년 설립된 뚝섬 원예모범장에서 유럽종과 미국종의 재배법을 연구한 뒤 과수로 보급했다는 기록뿐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포도 품종은 델라웨어 캠벨 알리 마스카드 베리A 거봉 등 10여가지가 꼽힌다.

경기도의 안성 화성 시흥 김포 안산과 경북 경산,충북 영동 옥천 등이 주생산지다.

포도가 제철을 맞는 9월은 포도축제의 달인 모양이다.

안성에서는 오늘부터 사흘간 포도전래 1백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축제가 열린다.

안성천주교회를 세운 안토니오 공베르(한국명 공안국)신부가 1900년 부임하면서 30여종의 유럽종 포도묘목을 가져다 경기도 일대에 확산시킨지 1백주년이 되는 해다.

그를 기리는 ''포도전래 1백년 기념비''제막을 비롯 갖가지 행사가 이어진다.

시흥(2일),화성(6일),김포(16~17일),안산(30일)의 축제도 잇달아 열린다.

안성축제 외에는 특별히 내세울 것이 없는 ''그 밥에 그 나물식'' 축제들이다.

프랑스 보르도의 메독축제 처럼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낭만적인 포도축제는 아니더라도 주민 화합에조차 도움이 되지않는 예산낭비축제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같은 도에 속한 인접한 지역간에 언제까지 제각기 포도축제를 열어야 하는 것인지 답답한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