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민연금에 대한 과세를 출구과세로 전환할 모양이다.

노사정위에서 근로자 세부담 경감차원에서 연금납부금에 대해 소득공제를 해주는 대신 연금소득 발생시 세금을 매기는 방식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구해 정부가 이를 수용하고 관련법 개정안을 정기국회에 내기로 했다.

연금과세와 관련해 입구과세(납부시)가 좋으냐 출구과세(급부시)가 좋으냐에 대해서는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겠으나 국민연금 재정이 처한 현실을 감안할 때 출구과세로의 전환은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

당장의 세금경감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서 과세기반을 약화시키는 등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나 한시가 급한 연금재정수지 개선이나 세대간의 형평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대로 국민연금을 비롯한 공적연금은 수급구조의 구조적 불균형으로 재정위기가 이미 예견돼 있는 상태다.

국민연금은 현재의 수급구조가 유지될 경우 2033년께에는 기금이 완전 고갈될 전망이어서 연금요율의 대폭적인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소득공제를 허용하는 것은 요율인상에 대한 저항을 줄일 수 있어 연금재정을 개선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연금급여 과세에 따른 세수를 기금고갈에 대비해 적립할 경우 연금재정 개선은 물론 현세대의 부담을 통해 연금적자를 떠안아야 할 미래세대의 부담을 줄여 준다는 측면을 감안할 때 세대간 형평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 하겠다.

그러나 출구과세로 전환키 위해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본다.

당장의 세수감소는 감수한다 하더라도 기득권자 보호,과세범위 문제가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기득권을 보호하지 않을 경우 이미 납입한 연금에 대한 2중과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증식분은 몰라도 불입분에 대해 과세하는 건 이미 세금을 낸 저축원금에 과세를 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또 연금소득을 전액과세 대상으로 할 것인지,일부만 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이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기준이 있을 수는 없겠으나 연금소득의 특성상 급여의 일정비율 또는 기준금액 초과분만 과세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본다.

급여의 50%정도만 과세하고 있는 외국의 예를 참고로 해야 할 것이다.

연금과세를 출구과세로 전환하는 것은 과세방식을 합리화하는 측면이 있는 것은 물론이나 연금재정 개선을 위한 여건조성과도 무관하지 않다. 차제에 정부는 연금재정 건전화에 대한 청사진도 함께 제시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