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발표한 7월중 산업활동 동향에서 나타난 경기추이는 기업들이 실제 산업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 같다.

통계청 발표로는 수출과 투자가 호조를 이룬 가운데 생산이 19.3%나 증가하는등 경기가 여전히 활황국면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정작 기업들은 갈수록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향후의 경기급랭 가능성을 우려하는등 크게 다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대한상의와 공동으로 실시한 기업경영 애로와 정책과제에 대한 설문조사는 특히나 상당수 기업이 이미 경기후퇴에 대비해 축소경영에 돌입했고 원자재 가격 급등,임금 상승 등 고비용 구조가 재연되는데 대한 우려를 숨기지 않는등 당국의 통계수치와는 적지않은 차이를 드러냈다.

1백18개사를 대상으로 실시된 이 조사에서 89%의 기업이 ''경영여건이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어 최악의 경우 경제위기를 다시 맞을 가능성도 있다''고 응답하고 있음이 바로 그 대표적인 실례라 하겠다.

그나마 30대 그룹에 속한 기업들에서는 채산성이 호전될 것이라는 응답도 많았으나 중견·중소기업들에선 악화될 것(37.8%)이라는 응답이 좋아질 것(27.8%)이라는 응답보다 10%포인트나 많아 뚜렷한 대조를 이루었다.

통계수치와 체감 경기가 이처럼 분명한 차이를 드러내는 것은 역시 업종별 기업규모별 경기 양극화 현상 때문일 것이다.

초호황을 계속하고 있는 반도체 정보통신등 일부 업종이 전체 통계수치를 적잖이 왜곡시켜놓은 결과라는 해석이다.

이는 20%에 육박하는 산업생산 증가율이 반도체를 제외하면 9.3%로 격감한다는데서도 여실히 드러난다고 하겠다.

30%로 나타난 설비투자 증가율 역시 컴퓨터(38.8%) 통신기기(47.4%)등 일부 업종에서의 수치가 과도하게 반영된데 다름 아니다.

극심한 기업자금난 역시 통계수치와 체감경기의 괴리감을 확대시키고 있는 요인의 하나라고 하겠다.

통화공급은 크게 늘어나 있지만 어음부도율이 높아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는 것 또한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 현상에 그 원인이 있다고 본다.

이같은 이중구조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통계 수치상의 경기 활황은 금융사정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 쉽게 무너져 버릴 수도 있겠고 바로 이점이 지표상 경기호조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불안해하는 이유일 것이다.

당국은 통계상 수치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산업별 기업별 실상을 보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이에 걸맞은 대책을 세워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