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 30억 인구가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생계를 꾸려간다.

10억명은 절대빈곤층에 속한다.

세계인구가 60억∼80억명으로 늘어날 25년 이후 세계는 더욱 심각한 빈곤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인터넷·통신 기술은 식량문제 해결에 과연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빈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돈만이 아니라 지식과 기회도 필요하다.

기회가 주어져야만 가난한 사람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잘 사는 나라 사람들은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도움을 그들에게 줄 수 있다.

현재 60억 인구중 5%미만인 2억7천6백만명만이 인터넷을 사용한다.

인터넷 인구의 90%는 선진국 국민이다.

뉴욕주에서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은 아프리카 대륙 전체보다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이 정보 인프라 구축을 위해 투자하는 금액은 국민1인당 1백30달러지만 사하라사막이남은 9달러에 불과하다.

이러한 격차는 세계 전체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에게는 빵이 필요한 만큼 컴퓨터가 필요하다.

정보기술은 도전인 동시에 세계가 유연하게 협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제기구 시민사회 민간부문은 이 기술을 어떻게 이용하고 협력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정보기술 영역은 새롭게 싹트고 있기 때문에 혁신적인 사례들이 서로 공유되고 그 열매는 나눠져야 한다.

개발도상국의 기술혁신 증진을 위한 민관협력기구인 인포디브(Infodev)는 최근 컴퓨터를 전혀 본 적이 없는 인도 빈민가 벽에 터치패드로 작동되는 컴퓨터 모니터를 걸어놓고 마을 사람들의 반응을 관찰했다.

6∼12세 아이들에 이어 16세 소년이 나타나 모니터를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고 이들은 1주일만에 영어로 된 운영체계를 힌두어로 바꾸는 법을 스스로 터득했다.

한달후엔 디즈니의 사이트에 접속하는 방법을 알았다.

이러한 예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만 하면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이를 통한 똑같은 발전과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정보들을 그들이 쉽게,낮은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길을 터주기만 하면 된다.

각국 정부는 가난한 사람들도 인터넷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를 해야 한다.

우리는 인터넷의 세계적 보급을 위해 전세계 고등학교를 글로벌원거리교육망(GDLN)이라는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15개국 3만5천명의 아이들이 이 안에 들어왔고 2004년까지 3백50만명을 끌어모을 계획이다.

이것은 우리가 인터넷보급을 확대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많은 일들중 하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지식과 경험이 공유돼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공동의 정보베이스를 구축해 세계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어야 한다.

세계은행의 13개국 조직이 연결돼있는 네트워크는 6개월안에 세계은행 내부만이 아니라 각국의 비정부기구(NGO)들도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다.

인터넷의 잠재력은 무한하다.

세계의 모든 민관단체와 국제기구들은 세계인을 포용하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하나의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신뢰를 통해 협력해야 한다.

디지털혁명은 우리 모두의 지식을 한데 끌어모으고 전세계인에게 차별없는 동질의 기회를 보장할 것이다.

정리=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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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제임스 울펜손 세계은행 총재가 최근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에서 ''지식기반의 글로벌 경제에 있어서 정보기술의 역할''을 주제로 연설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