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운전을 한 지 11년이 됐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 데 어느덧 이 세월을 자동차와 함께 달려왔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 갈수록 운전이 어렵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처음 운전면허를 받고 도로에 나섰을 땐 설레임과 두려움이 교차했다.

그리고 1년 정도 자동차를 몰다보니 운전하는 데 자신감이 생기고 쉬워졌다.

자만심도 모락모락 피어났다.

옆 차선의 차는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내 갈길만 신경썼다.

도로에 들어서면 다른 차량의 운전자와 경쟁하듯 신호를 무시하고 마구잡이로 가속페달을 밟았다.

사고 위험을 뻔히 알면서도 스피드에 취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운전하는게 어렵다.

어렸을 적의 혈기가 누그러진 탓도 있겠지만 철 모르던 시절보다 자동차와 운전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인 것같다.

모든 일이 그렇듯 자동차도 알면 알수록 어렵다.

복잡한 인체구조와 마찬가지로 수만개의 부품들이 조합을 이루고 있다.

그렇기에 자동차는 인간의 삶과 유사한 점을 많이 지니고 있다.

자동차는 운전자가 살아온 나날과 앞으로 살아갈 인생을 함께 하는 동반자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난폭한 운전습관은 그 사람의 삶이 난폭한 데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반대로 편안하고 여유로운 운전자세는 너그럽고 풍요로운 생활에서 형성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운전자는 너무 이기적이기에 자신의 무관심은 생각하지 않고 자동차만 나무라기 일쑤다.

자신의 몸이 아프거나 이상일 있을 때는 민감하게 대처하면서도 자동차에 문제가 생기면 "괜찮아지겠지" 하는 생각으로 대충 넘어간다.

더욱이 자동차의 내부 구조나 기본 원리에 대해 알고 있는 운전자는 거의 없다.

그리고 이에 대해 알아야할 필요도 거의 느끼지 못한다.

펑크가 났을 때 스페어 타이어를 어떻게 갈아끼워야 하는 지도 몰라 보험사나 카센터에 전화를 거는 실정이다.

자동차를 제대로 알고 진심으로 사랑하는 운전자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사람들은 자기 개발을 위해선 무엇이든 하겠다며 없는 시간까지 쪼개서 달려든다.

그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난다.

자동차도 이와 다르지 않다.

자동차에 대해 조금씩 배우고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면 자동차도 새로워진다.

자연스럽게 내 인생의 동반자라는 생각도 들게 된다.

내 몸과 하나가 되어 달리는 차.그리고 인생길을 열정적으로 달리다 중요한 갈림길에서 냉철한 판단으로 멈춰서는 사람처럼 도로를 고속 질주하다 정지선에 멈춰서는 차.자동차를 고철 덩어리가 아닌 삶의 동료로 생각하면 평생을 함께 하는 동반자가 될 수 있다.

이때 올바른 교통문화도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