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경기의 정점은 언제일까.

국내 자동차업계의 내수 판매와 수출이 호황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현대 기아 대우등 자동차 3사의 올해 판매실적(7월말 기준)은 1백96만1천대로 작년 같은 기간의 1백64만5천대에 비해 19.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크아웃으로 정상가동이 어려운 대우자동차의 판매증가율(5.3%)이 전체 평균을 끌어내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 기아의 판매증가율은 3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자동차 업계는 이같은 판매 호조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있다.

당장 내수나 수출 여건이 악화될만한 특별한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올해 1백14만대 판매가 예상되는 승용차 내수부문의 경우 내년중 1백3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정점이었던 지난 96년 1백24만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증가폭이 둔화되기는 하겠지만 GDP증가율과 함께 임금및 가처분 소득도 지속적인 상승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수출 역시 미국시장의 호황지속과 국내업계의 잇따른 신차 출시,해외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대우증권과 굿모닝증권은 내년도 수출신장률을 8%이상으로 보고있다.

오히려 내수보다는 수출쪽 신장률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장충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만약 LPG가격 인상이 현실화되고 국내 경기도 둔화될 경우 내수판매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수출 경기가 확장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전체 매출은 큰 영향을 받지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 싼타페 트라제XG 아반떼XD,기아의 리오 스펙트라 옵티마 카렌스 카니발등이 선진국시장에서 충분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있는 만큼 이같은 분석에 수긍하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수치화하지는 않았지만 현대-기아의 내년 수출목표를 올해 대비 두자리수로 책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경기 정점을 관찰하는 포인트중 가장 중요한 대목은 가동률이다.

일반적으로 정상 가동률을 80%정도,호황시 가동률을 90% 안팎으로 본다.

올해 국내 업계의 가동률은 79%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대우자동차 가동률이 70%미만인 점을 고려하면 85%수준에 육박하는 현대 기아의 가동률은 정점을 향해 치닫고있다고 봐야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같은 분석법에는 "함정"도 있다.

IMF사태를 전후로 국내 업체들이 거의 신규투자를 하지 않았다는 점과 현대 기아의 경우 대우 삼성 쌍용등 경쟁업체들이 시장에서 탈락한 반사이익을 봤다는 점등을 고려해야한다는 것.

조일훈 기자 jih@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