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씨(52)가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 제과점을 창업한 것은 지난 86년.

그는 대로변에 위치한 건물 1층에 12평 면적의 점포를 얻었다.

주변에 중,고등학교와 버스종점이 있으며 완전한 주거 밀집지역이라 업종 선택은 그런대로 성공적인 편이었다.

권리금 3백만원,임대료 12만원에 점포를 임대하고 기계 구입비,진열장,재료비를 포함해 2천만원을 들여 영업을 시작했다.

창업 초기에는 평일에 25만원,주말에는 좀 더 많은 30만원 정도를 팔아 월 평균 9백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이중 재료비,인건비,기타 세금,임대료를 다 제외하고 3백~4백만원 정도가 J씨의 손에 떨어졌다.

그에게는 제과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전문 제과 기술자를 고용해 맛있는 빵 만들기에 힘썼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J씨와 제과 기술자 사이에 잦은 의견충돌이 있었던 것.

계속되는 말다툼에 불편을 느끼던 J씨는 기술자를 별 생각없이 해고해 버렸다.

비록 어깨너머로 배운 제과기술이었지만 어느 정도 자신이 생겼고 인건비도 절약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기회라 생각해 직접 빵을 굽기로 결심했다.

그러던 중 지난 97년 J씨는 운영하는 제과점 전면으로 난 도로가 확장된다는 정부당국의 통보를 받았다.

여기에다 도로가 확장되기 전 종점 뒤편으로 아파트 단지가 완공되자 주민들이 새 아파트 단지로 대거 이동했다.

점포들도 따라서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했다.

J씨는 점포를 옮기기보다 구청을 통해 높은 가격으로 보상을 받는 편이 차라리 낫겠다는 생각에 그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가게 앞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J씨 가게는 물론이고 남아 있는 점포들은 하나같이 손님 감소로 점포유지비 조차 벌어들이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다급해진 J씨는 가격을 내려 박리다매 형식으로 매출을 높이고자 했으나 유동인구가 너무 줄어 가격 인하도 의미가 없었다.

점포를 내놓아도 도로 확장소식이 알려질대로 알려졌기 때문에 구입하려는 사람이 없었다.

결국 98년경 도로가 확장되면서 J씨의 점포건물은 철거됐다.

구청으로부터 그가 받은 보상금은 1천만원 미만.

J씨가 제과점사업에 실패한 것은 자신이 운영했던 점포 주변의 도로가 확장될 것이라는 정보에 늦었기 때문이다.

정보를 미리 알았다면 점포를 좀더 일찍 매매할 수 있었고 초기 투자비용도 어느 정도 회수할 가능성이 많았다.

또 비록 늦긴 했지만 어쨌든 자신의 점포 상황에 대한 판단이 섰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으로 보상 받을 생각만 하고 전문 기술자까지 해고한 것 역시 J씨의 치명적인 실수였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천리안 GO 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