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세계 전망기관들은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상승을 향후 세계경제 성장의 최대 장애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최근에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근본적 요인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국가들이 증산조치 이행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목은 앞으로 국제유가를 읽는 중요한 변수다.

올 3월 OPEC국가들이 원유증산에 합의한 것은 원유수요곡선이 ''탄력적''이라는 사실을 전제로 해서 나온 조치다.

환경보호 차원에서 대체에너지가 많이 개발됐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증산한다 하더라도 원유수입은 줄지 않는다.

문제는 실제로 원유수요 곡선이 OPEC가 생각했던 만큼 탄력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이 상황에서 증산은 원유수입 감소에 직결될 수밖에 없다.

현 의장국인 베네수엘라 차베스 대통령의 말을 빌린다면 OPEC의 목을 조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앞으로 OPEC국가들이 증산조치를 쉽게 이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것도 이런 연유다.

최근 들어서는 비철금속 생산국들도 공급조절에 나서고 있다.

농산물도 주요산지의 이상기온으로 생산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상승은 성장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는다.

특히 지표경기와 체감경기간의 괴리를 심화시킨다.

다른 변수와 달리 기업의 채산성과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우리 입장에서도 앞으로 경제운용에 있어 중요성이 커질 무역수지나 물가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현 경제구조하에서 유가가 1달러 상승하면 무역수지는 10억달러 악화되고 소비자물가는 0.3%포인트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럴 때 에너지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우리처럼 기름 한방울 안나오는 국가의 입장에서 보면 현재 정부의 방침대로 유가가 오르면 곧바로 소비자 가격에 전가해 에너지 절약을 유도해 나간다는 방침은 올바른 방향이다.

한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우리 에너지 수요가 그렇게 탄력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현 정책기조를 경직적으로 밀고 나갈 경우 정책비용이 의외로 커질 위험이 있다.

따라서 단기간 국내유가 급등에 따른 국민들의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과도기적인 단계에서 유류가격에 붙은 세금을 완화하거나 에너지 가격체계를 합리화시켜 완충장치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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