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1997년과 1998년에 자산관리공사에 팔아넘긴 한보철강의 부실채권 1조7천억여원어치를 하반기에 되사야 하는 처지에 놓여 수익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미국 네이버스컨소시엄이 한보철강을 인수키로 한데 따라 시중은행들은 자산관리공사에 넘긴 한보채권을 다시 되사야 한다.

이는 당초 한보부실채권을 자산관리공사에 넘길때 제3자매각 등이 이뤄질 경우 해당은행이 다시 받아가기로 하는 ''환매특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이들 한보철강 채권을 채권액의 45~75%에 넘겼기 때문에 그만큼 돈을 주고 자산관리공사로부터 환매해야 한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환매대금을 마련해야 하는 데다 부실자산도 환매분만큼 늘어나기 때문에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나빠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보철강 채권 환매는 9월말까지 매각과 관련한 모든 처리가 끝나면 10월께 이뤄질 예정이다.

한보철강채권은 조흥은행이 채권액 5천억여원을 매각대금 2천2백50억원에 판 것을 비롯해 외환은행이 4천5백47억원을 1천8백50억원에 넘겼다.

또 산업은행이 4천9백여억원(매각대금 3천6백85억원) 한빛은행 8백19억원(매각대금 3백17억원) 등을 매각했다.

이중 조흥은행은 환매자금을 기존 충당금에 반영해 추가부담은 없다.

그러나 한보그룹 주채권은행으로 자산관리공사에 1조2천억원대의 한보채권을 넘긴 제일은행은 뉴브리지캐피털과 정부가 맺은 계약에 따라 환매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행도 1천8백억원의 한보채권을 넘겼지만 역시 해외매각 대상이라는 이유로 환매특약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들 두 은행이 넘긴 한보부실채권은 자산관리공사가 공적자금으로 자체 손실처리하게 돼 국민 부담이 증가할 전망이다.

시중은행들은 한보철강 채권을 자산관리공사에서 다시 사오더라도 한보철강으로부터 보전받기가 사실상 어려워 대부분 손실처리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보철강은 미국 네이버스컨소시엄과 4억8천만달러(약 5천억원)에 팔리는 것으로 본계약을 맺은 상태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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