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평양이 이산가족 상봉으로 눈물바다를 이뤘던 15일.

베이징의 한 조선족 교포 교수는 이 장면을 TV로 지켜봤다.

그의 눈에도 이슬이 맺혔다.

상봉장면을 바라보는 그의 감회는 남달랐다.

그 역시 남북 대치의 쓰라림을 맛봐야 했기 때문이다.

조선족 및 한반도문제 전문가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그는 "8년전 이뤄진 한·중 수교로 마음고생의 씨앗이 잉태됐다"고 말한다.

북한만을 상대해왔던 그는 한·중 수교로 ''서울''이라는 또 다른 선택권을 갖게 됐다.

그는 여러 방면에서 한국측 인사와 교류를 가졌고 아들을 서울로 유학 보내기까지 했다.

그의 고민은 친형제가 북한에서 고위관리로 일하고 있다는 점.남과 북에 모두 혈육을 두고 있는 것이다.

그는 아들이 서울로 간후 북한 인사와의 교류를 의식적으로 끊어야 했다.

혹 아들에게 불이익이 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였다.

그는 "많은 조선족 교포들이 남북의 눈치를 봐야할 상황"이라며 "이번 상봉이 나같은 조선족의 ''남북 눈치보기''가 끝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조선족 교포들도 우리 못지않게 남북 화해분위기를 반기고 있다.

그들은 특히 남북간에 이어질 경제혈맥이 조선족의 생활터전으로 상징되는 ''옌지(延吉)''까지 확대되길 기대한다.

서울과 신의주간 철도가 이어지고,개성에 한국공단이 설립되는 경제효과가 옌지로 파급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지금 조선족의 많은 젊은 남녀들은 한국기업과의 경제활동에서 파트너가 아닌 종속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인과 조선족 교포간에 갈등이 싹튼다.

이 갈등을 해소하고 ''조선족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남북 경제혈맥을 옌지까지 연장하는 것이다.

조선족 교포들은 한반도 경제력이 중국으로 분출되는 바로 그 길목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조선족 교포도 역사의 이산가족이며 그들 역시 한반도의 한민족과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할 대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교수의 말이 귓전을 맴돌았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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