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으로 현대해법 달라질게 없다"(채권단)

"MH 북한 다녀온 후 원만한 해결 기대한다"(현대 관계자)

7일 단행된 개각에서 경제팀이 모두 바뀜에 따라 현대 문제는 일단 내주말까지 정부와 현대 양측 모두 시간여유를 갖고 해결책을 모색하게 됐다.

하지만 현대는 개각이후의 상황변화에 기대를 거는 눈치인데 반해 채권단은 ''변함없다''는 입장이어서 진통없이 해법이 쉽게 나올지는 아직 불투명해 보인다.

한편 진념 신임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현대문제 처리는 채권단이 알아서 할 일이며 정부는 시장이 요구하는 방향으로 일을 추진할 수 있도록 감독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혀 다소 여유를 갖고 현대문제 해결책을 모색할 것임을 시사했다.


◆새 경제팀 및 채권단 반응=진 장관은 그러나 "채권단에 가능한 한 빨리 답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여 현대 문제를 오래 끌 생각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외환은행 이연수 부행장은 이날 경제팀 교체와 관련,"재경부 장관과 금감위원장 교체로 인해 채권단이 현대측에 요구한 3개 항이 달라질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부행장은 "채권단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안은 현대건설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자구계획이며 이와 함께 시장의 신뢰를 스스로 회복하려면 조속한 계열분리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외환은행은 현대 구조조정위원회에 자구안을 19일까지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외환은행은 이 공문에서 자동차 계열분리와 관련,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의 자동차 지분 중 6.1%를 매각하되 매각자금을 현대건설에 출자토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23.86%)을 포함,계열사 지분을 최대한 많이 연내에 매각해 유동성을 확충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가장 큰 쟁점인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서는 부실경영에 대해 문제 경영인이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퇴진''을 명시적으로 요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채권단의 요구사항을 공식문서화함으로써 앞으로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행정적 제재를 가하기 위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가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채권단으로 하여금 현대건설 발행 기업어음(CP) 및 회사채의 차환발행(만기연장)을 즉각 중단케 해 곧바로 부도처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 대응=이날 귀국한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8일 방북한 뒤 10일 돌아올 예정이어서 새 경제팀이나 채권단과의 회동은 빨라야 오는 11일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현대 자구안 발표는 남북 이산가족이 상봉하는 오는 15일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현대의 한 관계자는 밝혔다.

현대는 외환은행의 공문 내용을 토대로 새 경제팀과 협의할 자구안의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날 진념 장관의 발언과 외환은행의 입장 표명으로 보아 늦어도 19일까지는 합리적인 절충이 가능할 것으로 현대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외환은행이 ''가신그룹 퇴진'' 대신 ''문제 경영인이 책임져야할 것''으로 표현한 점을 들어 이번주 중 협의과정에서 앞으로의 합리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의 한 관계자는 "가급적 이번주 내에 협의과정을 통해 해결책의 윤곽을 잡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희수·김준현·박수진 기자 m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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